[한자 이야기]<839>師冕이 見할 새 及階어늘 子曰階也라 하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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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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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신체가 부자유한 사람이나 호소할 곳 없이 고통 겪는 사람을 恝視(괄시)하지 않을 것이다. ‘논어’ ‘衛靈公(위령공)’의 이 章에서 공자는 앞 못 보는 악사를 위해 섬돌 있는 곳을 일러주고 그의 자리를 일러주었으며 자리에 함께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일일이 일러주었다. 師冕은 樂師(악사) 冕으로 비교적 지위 높은 음악가였다. 옛날에는 사람의 이름을 말할 때 관직이나 직분을 먼저 말한 뒤 본 이름을 붙였다. ‘某在斯, 某在斯’라고 두 번 말한 것은 자리에 함께하는 사람들을 하나하나 알려준 것이다.

사면이 공자를 알현하고 나간 뒤 子張은 “조금 전에 선생님께서 보여주신 동작이 악사와 더불어 말하는 道理입니까”라고 물었다. 공자는 “그렇다. 그것이 정말로 악사를 도와주는 道理다”라고 대답했다. 앞 못 보는 분을 도와주려면 그렇게 해야 하기에 도리를 다한 것이지, 억지로 마음을 두어서 한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또한 공자는 子張과의 문답에서도 冕을 관수(장님)라고 말하지 않고 그대로 師冕이라 일컬었다. 장애 있는 분을 가련히 여겨 그런 것이다.

공자의 제자들은 선생님의 一言一動에 대해 存心省察(존심성찰)하였다. 사실 선생과 제자의 관계는 모름지기 무심해서는 안 되며 선생은 그 一擧手一投足(일거수일투족)으로 제자들의 師表가 되어야 한다. 그렇거늘 오늘날 공교육 현장에서는 교사와 제자의 관계가 너무 무심한 것만 같다. 안타깝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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