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도입, 지상파독점 벗어날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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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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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른 방송콘텐츠산업 활성화 세미나

“다매체시대 맞는 콘텐츠 육성 필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한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른 방송콘텐츠 산업 활성화 방안’ 세미나가 16일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심원필 CJ미디어 경영기획실장, 추교진 몬스터리퍼블릭 대표, 성회용 SBS 정책팀장, 정용준 전북대 신방과 교수, 김동욱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정윤경 순천향대 신방과 교수, 김국진 미디어미래연구소 소장, 김문연 동아일보 방송전문위원, 김태원 CJ미디어 드라마국장. 사진 제공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한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른 방송콘텐츠 산업 활성화 방안’ 세미나가 16일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심원필 CJ미디어 경영기획실장, 추교진 몬스터리퍼블릭 대표, 성회용 SBS 정책팀장, 정용준 전북대 신방과 교수, 김동욱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정윤경 순천향대 신방과 교수, 김국진 미디어미래연구소 소장, 김문연 동아일보 방송전문위원, 김태원 CJ미디어 드라마국장. 사진 제공 한국콘텐츠진흥원
《“종합편성채널의 도입은 지상파 독과점 구조에서 벗어나 콘텐츠 산업을 육성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정용준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16일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서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른 방송콘텐츠 산업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연 세미나에서 정용준 교수는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른 방송콘텐츠 산업의 변화와 전망’이라는 발제를 통해 콘텐츠 산업 육성의 필요성과 종편채널 도입이 방송 산업에서 갖는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는 종편채널 도입, 지상파 방송의 디지털화, 방송광고 시장의 규제 완화를 앞두고 방송콘텐츠 산업의 활성화 방안과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열렸다.》
지상파 계열 PP 순수익, 전체 PP의 75% 차지
외주제작사는 적자에 허덕

콘텐츠 중심으로 정책전환
매체간 공정경쟁 위해 콘텐츠유통거래법 필요


이날 세미나 발제자로는 정용준 교수를 비롯해 정윤경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최세경 콘텐츠진흥원 책임연구원, 정준희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강사가 나섰다. 심원필 CJ미디어 경영기획실장, 김승수 드라마제작사협회 사무총장, 김문연 동아일보 방송전문위원 등 11명이 토론자로 나왔다.

○ “종편 도입, 콘텐츠 중심 정책 펴야”

정용준 교수는 “경쟁력 있는 종합편성채널의 도입은 방송시장의 기존 지상파 독점구조에서 벗어나 지상파와 유료방송의 경쟁체제를 형성하고, 매체 간 경쟁체제로 독립 제작사들이 종속구조에서 벗어나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케이블TV 도입 초기에 중계유선방송사업이, 인터넷TV(IPTV) 도입 시 지상파와 케이블TV 등 기존 사업자가 진입장벽을 형성했듯이 신규 종편채널이 기존 사업자의 진입장벽을 넘지 못하고 지상파 콘텐츠의 재유통 창구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용준 교수는 이를 방지하려면 “종편채널 도입 과정에서 ‘하드웨어’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콘텐츠’ 중심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용준 교수는 “종편채널 도입과 방송광고 경쟁체제 도입은 방송콘텐츠 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부처별로 분산된 콘텐츠 관련 업무들을 조정할 수 있는 범정부 차원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지상파 독과점은 방송산업 발전에 걸림돌”

정윤경 교수는 발제문 ‘국내 방송콘텐츠 산업의 진단과 정책적 대안’에서 “지상파 방송사의 독과점적 지위는 다매체 시대에도 대물림되고 있는데, 이는 뉴미디어와 콘텐츠 산업의 발전을 지연시켜 장기적으로 국내 방송 산업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지상파 계열 채널사업자(PP)의 매출액이 전체 PP 매출액의 15%, 순수익은 75%를 점유할 정도로 지상파 방송의 뉴미디어 시장 잠식이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상파와 PP의 외형 차이는 제작비의 차이로 이어져 프로그램의 질 차이로 귀결된다는 분석도 제시했다. 방송위원회의 ‘2008년 방송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상파 3사의 분당 평균 제작비는 8만8000원인 데 비해 PP는 2만 원에 불과하다는 것.

정윤경 교수는 “대다수 PP들은 기존 인기 지상파 프로그램의 포맷을 모방하고 있고, IPTV와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은 매체 특성을 살리는 차별화된 콘텐츠가 아닌 지상파 방송 콘텐츠의 재편집에 그치고 있다”며 “뉴미디어에 대한 시청자의 외면, 나아가 뉴미디어 산업의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눠먹기’식 지원에서 탈피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지원하고, 예비 제작인력의 역량을 충분히 기를 수 있도록 인력 교육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심원필 실장은 “유료TV 시장에서 콘텐츠의 가치를 어떻게 증대시켜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며 “시청자가 방송콘텐츠를 무료로 볼 수 있는 소비재가 아닌 돈을 주고 보는 소비재로 인식을 전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콘텐츠 제작과 비즈니스 경쟁력 높여야”

이날 세미나에서는 외주 제작사의 영세화를 막고 콘텐츠의 질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제시됐다.

최세경 책임연구원은 “외주제작 제도가 도입된 지 20년이 다가오고 있지만 인기 드라마의 제작사가 적자에 시달리는 등 외화내빈의 상황에 처해 있다”며 “외주제작사가 하청구조에서 벗어나 프로그램을 제작, 기획해 여러 채널에 판매하는 ‘한국형 스튜디오 모델’을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콘텐츠 유통을 촉진하고 콘텐츠 독점과 같은 불공정 경쟁을 막기 위한 가칭 ‘콘텐츠유통거래법’의 제정 필요성도 강조했다.

토론자들은 콘텐츠 산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의견을 냈다.

김문연 위원은 “콘텐츠 제작뿐 아니라 콘텐츠 비즈니스에 대한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며 “콘텐츠와 비즈니스를 적절히 자리매김해 세계 시장에서 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원 CJ미디어 드라마국장은 “모든 제작사가 똑같은 비즈니스 모델을 두기보다 창작에 주안점을 둔 제작사, 비즈니스에 주안점을 둔 제작사 등으로 분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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