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현대인은 왜 음모론에 솔깃하나

  • 입력 2009년 1월 10일 03시 04분


◇음모의 네트워크/운노 히로시 지음·이동철 옮김/648쪽·2만 원·한아름

음모(conspiracy)는 어느 시대, 어디에나 있어 왔다. 당장 신변에 무슨 일이 생길 때, 우리는 ‘혹시 우연이 아니라 누군가가 꾸민 일은 아닐까’라는 의심을 하게 된다. 음모 망상에 사로잡힌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컨스피러시’(1997년)는 음모가 역사적 사건에만 등장하는 게 아닌 일상에 존재하는 문화의 하나가 됐음을 보여줬다.

음모이론이 싹트기에 인터넷만큼 최적의 공간은 없다. 스캔들, 가십을 비롯해 타블로이드 저널리즘이 횡행하는 인터넷. 통제 불가능한 이곳에서는 ‘미네르바’의 경우 처럼 온갖 기이한 설들이 판친다.

일본인 평론가이자 문화사가인 저자는 20세기 대표적인 30개 음모론을 들춰낸다. 프리메이슨과 유대인 등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음모론부터 닉슨의 워터게이트 사건, 키신저의 비밀외교,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죽음 등에 얽힌 음모론과 배경을 꼼꼼히 분석한다.

그렇다면 현대인들은 왜 음모에 빠져들게 됐을까. “비대해지고 복잡해진 현대사회. 자기 의지로 뭔가를 해내기 버거운 현대인들은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조종당하는 생각을 떨치려 음모이론에 기댄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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