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559>不知而不疑, 異於己而不非者, 公於求善也

  • 입력 2008년 11월 28일 02시 59분


知(지)는 화살인 矢(시)와 口(구)를 합해 입에서 말이 빨리 나오는 모습을 나타냈다. 잘 알기 때문에 빨리 말한다고 여겨, 안다는 뜻을 그렇게 나타냈다. 그로부터 智慧(지혜)의 뜻이 나왔는데 이 智(지)는 뒤에 만든 파생자이며 知(지)로 대신할 수 있다.

而(이)는 앞뒤의 말을 이어주며 순접과 역접 모두에 쓰인다. 그런데 而(이)는 본래 수염의 모양을 본뜬 상형자이다. 이처럼 기존의 어느 글자를 빌려 거기에 전혀 무관한 의미를 부여해 쓰는 글자를 假借字(가차자)라고 한다.

疑(의)는 의심하다, 迷惑(미혹)되다, 머뭇거리다의 뜻이 있다. 異(이)는 差異(차이)처럼 다르다, 特異(특이)처럼 기이하거나 뛰어나다, 異國(이국)처럼 다른 별개라는 뜻이 있다. 동사로 쓰이면 기이하게 여기다의 뜻이 된다. 於(어)는 장소나 위치를 표시한다. 己(기)는 자기를 뜻한다. 異於己(이어기)는 자기와 다르다는 뜻이다.

非(비)는 흔히 否定(부정)을 표시하여 ‘아니다’로 옮겨진다. 또 是非(시비)처럼 잘못이나 그릇됨을 뜻한다. 여기서처럼 동사로 쓰이면 非難(비난)하다 또는 그르다고 하다의 뜻이 된다. 善(선)의 본뜻은 吉(길)한 말이다. 言(언)과 羊(양)을 합한 것이 변했는데, 이때의 양은 길함을 의미한다. 그로부터 길하다, 좋다, 훌륭하다, 착하다, 친밀하다의 뜻이 나왔다. 선행이나 장점 또는 뛰어나다의 뜻도 있다.

어떤 이들은 실상을 이해하지 못하면 의심부터 한다. 또 자기와 다른 부류이면 우선 부정적인 태도를 취한다. 최선을 찾는 길이 아닌 줄 알면서도 그리한다. 편이 나뉘어 유난히도 늘 비난만 하는 이가 있는데 국민을 대변하며 국민을 위한다는 이들 중에 많이 보인다. 西漢(서한) 劉向(유향)이 편찬한 ‘戰國策(전국책)’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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