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512>大害必有小利爲之媒

  • 입력 2008년 9월 24일 03시 00분


害(해)는 집을 뜻하는 면(면)과 口(구)가 의미요소, 중간부분이 발음요소 ‘개’이다. 해치는 말이 집안에서 시작됨을 나타냈다는 풀이가 흥미롭다. 해치다, 殺害(살해)하다, 妨害(방해)하다, 損害(손해)나 災害(재해)의 뜻이 있다. 드물게는 何(하)처럼 어찌 또는 어느 것의 뜻이 되며 ‘할’로 읽는다. 之(지)는 大害(대해)를 가리킨다.

媒(매)는 혼인중매인이다. 女(여)가 의미요소이니, 고대에도 주로 여성이 중매했음을 유추할 수 있다. 某(모)는 발음요소로서 석탄이나 그을음의 뜻인 煤(매)의 경우와 같다. 仲媒(중매)나 媒介(매개)처럼 혼인을 맺어주거나 중간에서 소개하다, 여기서처럼 초래하거나 이끌다의 뜻이 있다. 媒體(매체)는 어떤 작용을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전달하는 물체나 수단이다.

媒婆(매파)나 媒온(매온)은 중매하는 할멈으로, 婆(파)와 온(온)은 늙은 여성이다. 月下老人(월하노인) 또는 月老(월로)도 중매인의 별칭이다. 한 선비가 달밤에 노인에게서 장래의 아내에 대한 예언을 들은 데서 유래했다.

氷人(빙인)도 중매인을 가리킨다. 얼음 위에서 얼음 밑의 사람과 대화한 꿈을 꾼 이가 음양의 조화로 풀이한 해몽과 함께 중매 역할을 권유받은 데서 유래했다. ‘西廂記(서상기)’ 속의 시녀 紅娘(홍랑) 역시 애정을 맺어준 존재로서 중매인의 별칭이 되었다. 중국의 紅娘工業(홍랑공업)은 혼인중개업을 가리킨다.

각종 큰 손해에는 흔히 작은 이익이 매개체로 도사리고 있었음을 본다. 사소한 이익의 유혹을 떨쳐버려야 하는 이유이다. 반대로 큰 이익이 흔히 작은 손해나 양보에서 출발하기도 한다. 결국 눈앞의 작은 이해득실에 초연한 것이 큰 손해를 피하고 큰 이익을 얻는 길이다. 明(명) 莊元臣(장원신)의 ‘叔(자,저,차)子(숙저자)’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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