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출산율 높이려면 직장-가정 조화 정책을”

  • 입력 2008년 8월 27일 02시 46분


남편도 자녀양육 공동책임

남성 육아휴가제 정착돼야

“스웨덴의 합계 출산율이 평균 1.85명으로 높은 것은 양성평등 가족정책의 결과입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주최하는 ‘일-가족 양립정책 국제심포지엄’ 참석차 방한한 안소피에 두반데르(사진) 스톡홀름대 사회학과 교수는 25일 “한국도 출산율을 높이려면 직장과 가정의 조화를 추구하는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스웨덴은 정부가 양육을 적극 지원해 영유아 보육시설 이용률이 85%에 이른다”며“1995년부터 부모가 ‘어머니달’ ‘아버지달’로 나눠 유급휴가를 가는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반데르 교수는 직장-가정 양립정책이 자리 잡으려면 남성의 인식 변화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스웨덴은 1974년 남성 육아휴가를 세계 최초로 도입했고 자녀 양육에서 아버지의 책임을 강조하는 캠페인을 꾸준히 전개해 왔다”고 전했다.

스웨덴은 일과 가족의 조화를 지원하는 정책이 제대로 실행되는지 감시하기 위해 ‘남녀차별 개선 옴부즈맨(EOO)’이라는 정부기구를 운영하고 있다. 국가가 보육교사 양성을 책임지기 때문에 부모들의 신뢰가 높다.

강력한 정부 정책 덕분에 스웨덴 여성의 98%가 일을 하고 노동시장 진출입도 자유롭다. 그러나 ‘부모휴가’ ‘양육급여’ 등의 제도가 오히려 기업 내에서 여성이 경력을 쌓는 것을 방해하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이에 대해 두반데르 교수는 “스웨덴 여성은 자녀가 크면 다시 종일제 근무를 하고 왕성한 경제활동을 한다”면서 “다양한 지원정책이 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막는 측면이 있지만 일단 노동시장에 자유롭게 진입하고 퇴출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남성도 여성도 일을 너무 많이 해서 놀랐다. 일과 가족을 조화시키려는 정책적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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