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세계대전-대공황은 금융재벌의 음모”

  • 입력 2008년 8월 2일 02시 56분


◇화폐전쟁/쑹훙빙 지음·차혜정 옮김/512쪽·2만5000원·랜덤하우스

중국서 선풍적 인기 끈 ‘화폐전쟁’의 쑹훙빙 인터뷰

세계 정치 경제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기 위한 국제 금융 재벌들의 ‘음모론’을 다룬 책이 나왔다. 지난해 중국에서 출간된 이 책은 세계대전과 대공황, 미국 대통령에 대한 암살 등 대부분의 역사적 사건 배후에는 금융 집단의 이해관계가 도사리고 있다는 ‘음모론’을 제기한다.

“사실(fact)에 저자의 상상력(fiction)을 보태 만들어낸 ‘팩션’으로 받아들이라”는 감수자 박한진 씨의 말을 참고로 하면 소설처럼 읽을 수 있다. 현재 미국에서 금융전문가로 일하고 있는 저자와 전화로 인터뷰했다.

―어떤 계기로 세계 최고의 부자가 빌 게이츠가 아니라 로스차일드란 은행가 가문이며 금융집단의 이해관계에 의해 대공황이 조작됐다는 등 의혹을 가지게 됐나.

“역사 자료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기 때문에 어떤 역사서도 여러 방면의 자료를 선별해서 만들 수밖에 없다. 역사 사건에 대한 자기 견해를 뒷받침하기 위해 역사에 대한 ‘퍼즐 맞추기’를 하는 것이다. 내 경우 아시아 금융위기를 계기로 서양의 저서, 출판, 신문 잡지, 역사연구, 문헌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자료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 결과 그에 도사린 배후를 파악하게 됐다.”

―그런 식의 추리가 타당하다고 생각하는지….

“나는 역사가 그렇게 흘러왔다는 필연성을 내세운 게 아니다. 내 나름대로 역사 발전의 논리적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모든 분야에서 이익이 존재하는 한 반드시 계략과 권모술수가 존재한다. 우리는 금융 방면에서 왜 이 문제를 회피하려고 할까? 금융세계에도 이것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본다.”

―헤지 펀드의 공격으로 많은 나라에서 금융 방어선이 뚫리고 위기를 겪게 됐다고 지적했지만 한국의 외환위기 대처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국은 금융위기 대처에서 다른 나라보다 성공한 점이 많다고 본다. 여러 면에서 한국인의 응집력과 단결력이 표현됐다. 한국인의 강한 애국정신과 응집력이 강한 전투력으로 발휘된 것도 긍정적이다. 정부가 강한 힘으로 형세를 파악해 대기업과 재벌의 조직 구조를 개편하여 효과적으로 경쟁력을 형성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진위 논란을 일으키면서도 100만 부 판매됐다. 이 책을 볼 한국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대부분의 사람이 신용화폐체제가 당연하고 필연적인 화폐형식이라고 본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신용화폐체제를 도입한 건 1970년대의 일이다. 이제 겨우 3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기축 화폐를 달러에만 의존하는 것도 위험하다. 이것이 상징하는 것이 역사요, 발전 방향이며 미래가 돼버렸지만 과연 충분히 검증됐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 한국 독자들도 함께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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