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책]재밌는 영화공부 글쓰기 완전정복

  • 입력 2008년 8월 2일 02시 56분


◇영화관에서 글쓰기/이승재 이권우 지음/304쪽·1만3000원·동아일보사

저자는 말한다. 영화는 ‘복어’라고. “독을 피해 복어의 회를 뜨는 주방장의 절박한 심정으로 영화를 한 겹 한 겹 뜯어봐야 한다.” 여기서 치명적인 독소는 ‘뭔 말인지 도대체 알아먹을 수 없는 자폐적인 영화평들’. 유식한 단어와 어려운 이론으로 무장한 영화평들은 오히려 영화를 보고 느끼는 매체가 아닌 머리 싸매고 해석해야 하는 학문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또 한 번 말한다. 적어도 영화는 ‘아는 만큼 잘 안 보인다’고. 맨 얼굴로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는 괴물을 죽여야 좋은 글을 쓸 수 있단다. 그렇다면 괴물을 죽이는 방법은 무엇일까. 아주 간단하다. 재빨라야 한다. “무엇을 쓸까, 어떻게 쓸까 고민만 하고 있지 말고 생각나는 대로 써 갈겨야 합니다. 그러면 써지기 시작합니다. 글쓰기의 첫걸음은 이렇게 떼는 것이랍니다.”

영화 칼럼을 연재 중인 동아일보 기자와 도서평론가인 두 저자가 쓴 이 책은 한마디로 영화로 나만의 글을 쓰기 위한 개론서다. 기자가 영화의 줄거리를 간단히 소개하고 글감의 실마리를 던져 주면 도서평론가는 이를 지렛대 삼아 글쓰기에 관한 정보를 알려준다.

자폐아 초원이의 성장담을 그린 영화 ‘말아톤’을 예로 들어 보자. 일단 이 영화의 주제. 이 영화를 장애아의 인간 승리라고 생각했다면 당신은 초보 수준이다. 초원이가 사람들과 나누는 대사와 행동 하나하나를 들여다보면 좀 더 깊고 색다른 주제를 건질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조언이다. ‘말아톤’과 마라톤의 차이, 초원이가 집착하는 초코파이와 얼룩말 무늬가 품고 있는 뜻부터 하나씩 짚어 보는 것. 이를 통해 저자는 영화의 주제를 초원이가 외부 세계와의 소통을 통해 삶의 주인공이 되는 과정으로 해석한다. 다음 장을 넘기면 또 다른 저자는 소통이라는 화두를 글쓰기에 접목시켜 대중과 쉽게 소통하는 글쓰기 비법을 알려준다.

이 밖에도 ‘괴물’ ‘쿵푸 허슬’ ‘링’ ‘트루먼 쇼’ 등 국내에서 개봉한 15편의 영화 이야기와 글쓰기 지침 15편이 차례대로 실렸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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