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465>愼者, 不觀其危, 觀其勢也

  • 입력 2008년 7월 18일 02시 52분


愼(신)은 삼가다의 뜻이다. 愼重(신중)이나 謹愼(근신)은 모두 삼가고 조심하다의 뜻이다. 愼言(신언)이나 愼口(신구)는 말조심이다. 愼終追遠(신종추원)은 ‘논어’에 나오는 말로, 부모의 상을 당해 예법에 따라 슬퍼하며 조상의 제사에서 경건하고 정성스러운 모습을 의미한다.

者(자)는 사람이나 사물을 나타내는 접미사이다. 여기서 愼者(신자)는 신중성 또는 신중한지의 여부를 뜻한다. 觀(관)은 보다 또는 觀察(관찰)하다의 뜻, 觀賞(관상)처럼 감상하다의 뜻, 景觀(경관)처럼 경치나 볼거리의 뜻이 있다. 도교의 사당이나 망루 또는 누각을 가리키기도 한다. 觀過知仁(관과지인)은 저지르는 잘못을 보면 그가 어진지 아닌지를 안다는 말로 역시 ‘논어’에서 유래했다.

危(위)는 위로부터 사람과 절벽과 다리뼈의 모습이다. 사람이 절벽 위에 서 있는 모습을 통해 높은 데서 겁내는 것을 나타냈다. 높다는 뜻, 불안정하거나 위험하다는 뜻, 불안해하다의 뜻이 있다. 또 반듯하다는 뜻도 있으니, 正襟危坐(정금위좌)는 옷깃을 바로하고 반듯하게 앉다의 뜻이다.

勢(세)는 力(력)이 부수로서 의미요소이며, 윗부분은 독음과 관련된다. 세력이나 氣勢(기세)의 뜻과 形勢(형세) 또는 기회의 뜻이 있다. 여기서는 危(위)와 상대적으로 기세가 등등하거나 형편이 좋을 때를 가리킨다.

어려움이 없이 기세 좋게 잘 나갈 때는 신중함이 약화된다. 그때 신중하면 정말로 신중한 사람이다. 그래서 어려움을 사전에 방비할 수 있다. 위험이 닥쳐서야 신중하다면 막다른 골목에 이른 후에야 장고하는 바둑의 하수와도 같다. 오히려 제때에 신중하지 못했다는 증거가 된다. 唐(당) 皮日休(피일휴)의 ‘鹿門隱書(녹문은서)’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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