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427>猛獸易伏, 人心難降

  • 입력 2008년 5월 27일 02시 58분


猛(맹)은 猛犬(맹견)처럼 사납다는 뜻, 猛將(맹장)처럼 용맹하다는 뜻, 猛烈(맹렬)처럼 세차다는 뜻이 있다. 흉포하다 또는 빠르거나 갑작스럽다는 뜻도 있으니, 猛暴(맹포)는 포악함이고 猛雨(맹우)는 소나기이다. 견(견)은 개를 옆에서 본 모습이다. 獸(수)는 네 발 달린 짐승 또는 가축과 상대적인 야생의 짐승을 가리킨다.

易(이)는 쉽다는 뜻과 가벼이 여기다의 뜻이 있다. 易(역)으로 읽으면 바꾸다 또는 바뀌다의 뜻이나 다르다의 뜻이 된다. 伏(복)은 사람이 개처럼 엎드린 것을 나타냈다. 俯伏(부복)하다 즉 엎드리다의 뜻, 숨거나 隱居(은거)하다의 뜻, 여기서처럼 복종하거나 승복하다의 뜻이 있다.

難(난)은 어렵다는 뜻 외에 非難(비난)하다의 뜻과 災難(재난)의 뜻이 있다.

降(항)은 항복하거나 굴복하다 또는 굴복시키다의 뜻이다. 降(강)으로 읽으면 下降(하강)처럼 내리다의 뜻, 降福(강복)처럼 내려주다의 뜻, 降生(강생)처럼 태어나다의 뜻이 된다. 이 글자의 부수로서 왼쪽에 붙는 부(부)는 언덕을 뜻하는 阜(부)의 변형으로 地勢(지세)나 높낮이와 관련되는 의미를 부여한다.

“진나라 땅에 잡초가 무성한 것을 보면서도 무기를 자랑하고, 북망산에서 여우와 토끼의 밥이 될 터인데도 황금을 아까워한다. ‘맹수를 복종시키기는 쉬워도 사람 마음은 굴복시키기 어렵고, 산의 골짜기를 메우기는 쉬워도 사람 마음은 만족시키기 어렵다’고 하였는데, 실로 맞는 말이다.”

위의 구절은 눈앞의 것에 매달리는 사람의 욕심을 경계했다. 그러나 人心(인심)에는 욕심도 있지만, 그 밖에 결코 굴복되지 않고 또 변하지 않는 숭고한 가치를 지닌 것도 있다. 明(명) 洪應明(홍응명)의 ‘菜根譚·後集(채근담·후집)’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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