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리그만 나가도 1년 농사 성공?

  • 입력 2008년 3월 27일 03시 01분


올해 한국바둑리그의 대회 예산은 35억 원. 이 중 프로기사에게 돌아가는 대국료와 상금은 13억여 원이다. 이는 국내외 대회를 통틀어 가장 많다. 일반 기전으론 가장 규모가 큰 LG배 세계기왕전의 예산은 13억 원이다.

여느 대회는 우승상금의 비중이 크지만 단체전인 바둑리그는 참가 선수들이 고루 나눠 갖는 방식이다. 지난해 참가 기사 1인당 평균수입은 2695만 원이었다. 이 때문에 바둑리그만 참가해도 1년 농사는 성공한 셈이라는 말이 나온다.

지난해 우승팀인 영남일보의 일원이었고 리그 MVP였던 김지석 4단의 경우를 보자.

그는 지난해 열린 14번의 경기에 모두 참가했다. 그중 10번 승리해 판당 200만∼220만 원을 받았다. 패한 4번의 대국에선 70만∼80만 원을 받았다. 이 대국료를 합치면 2470만 원. 신예기전 중 가장 상금이 많은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우승상금인 2500만 원과 엇비슷하다.

여기에 2억5000만 원인 우승상금을 팀 선수 6명이 공평하게 나눈 4170만 원과 리그 MVP 상금 1000만 원을 포함해 모두 5170만 원의 추가 수입을 올렸다. 따라서 김 4단은 지난해 리그에서 모두 7640만 원을 벌어들였다.

이에 따라 김 4단은 지난해 총상금 수입 랭킹 10위(1억1200여만 원)에 올랐다.

팀을 잘 만나는 것도 중요하다. 우승팀인 영남일보의 손근기 3단은 대국 상금이 820만 원으로 하위권에 속했다. 하지만 우승상금 배분으로 4170만 원을 추가해 4990만원을 벌었다.

김수장 9단도 총 14라운드 중 2번만 출전해 모두 패했고 나머지는 대기 상태로 출전하지 못해 대국료가 600만 원에 그쳤지만 준우승상금 분배(2500만 원)로 3100만 원의 짭짤한 소득을 올렸다.

2위 신성건설 팀에선 조한승 9단이 5240만 원을, 3위 제일화재 팀은 이세돌 9단이 4180만 원으로 팀 내 최고 소득을 올렸다.

최저의 상금만 받은 기사도 있다. 박지훈 초단은 6번 출전했으나 모두 패해 상금이 690만 원에 그쳤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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