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318>良馬不念秣,烈士不苟營

  • 입력 2007년 12월 21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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良(량)은 좋다는 뜻이다. 현명하거나 유능하다 또는 온화하거나 아름답다는 뜻이 있다. 良馬(양마)는 좋은 말 또는 준마를 가리키며 훌륭한 인재에 비유하기도 한다. 念(념)은 생각하거나 마음에 둔다는 뜻이다. 기억한다는 뜻과 외운다는 뜻도 있다. 念頭(염두)는 생각이나 마음속의 계획을 가리키고 念佛(염불)은 나무아미타불 등 부처의 이름을 소리 내어 외우는 것을 가리킨다. 말(말)은 가축의 사료인 꼴이다. 꼴을 먹는다는 뜻과 먹여 기른다는 뜻도 있다. 念말(염말)은 역할보다는 먹이나 생각하는 것을 가리킨다.

烈(렬)은 熱烈(열렬)에서처럼 세차다는 뜻이 있고, 激烈(격렬)하다는 뜻이 있다. 태우다, 밝다, 드러나다는 뜻도 있다. 기상이 강직하거나 충의로움을 의미하기도 하며 先烈(선열)에서처럼 烈士(열사)를 가리키기도 한다. 烈士(열사)는 지조가 굳고 강직한 사람, 또는 공업을 세우려는 큰 뜻을 가진 사람을 가리킨다.

苟(구)는 의롭지 않은 데도 행하는 일을 뜻한다. 즉 苟且(구차)하게 구는 것으로서, 눈앞의 것만 생각하며 되는 대로 행동하는 모습을 뜻한다. 營(영)은 經營(경영)한다는 뜻이다. 즉 만들거나 경작한다는 뜻이 있고, 헤아리거나 실행한다는 뜻도 있다. 여기에서처럼 꾀하거나 구한다는 뜻도 있다. 여기서의 苟營(구영)은 구차스럽게 개인적 이익을 꾀하는 일을 의미한다.

준마가 꼴에 뜻을 두지 않고 천리 길에 뜻을 두듯이, 열사는 천하의 일을 자신의 소임으로 여기지 구차하게 사사로운 이익을 탐내지 않는다. 꼴과 개인적 이익을 추구하면서 준마나 열사로 자처한다면 비난받아 마땅한 기만행위이다. 唐(당) 張籍(장적)이 자신의 지향을 표명한 ‘西州(서주)’라는 시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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