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316>上善若水, 水善利萬物而不爭

  • 입력 2007년 12월 19일 03시 03분


코멘트
善(선)은 기본적으로 착하다 또는 좋거나 훌륭하다는 뜻이다. 上善(상선)은 높은 경지의 훌륭한 덕을 가리킨다. 善行(선행)은 착하거나 훌륭한 행실을, 善政(선정)은 훌륭한 정치를 가리킨다. 善終(선종)은 잘 끝마치는 일로서 유종의 미를 거둔다는 의미도 되고 환란을 겪지 않고 천수를 다하고 죽는다는 의미도 된다. 喪事(상사)를 당해 예의를 다해 잘 처리한다는 뜻도 된다.

善(선)은 또 어떤 동작이나 행위에 정통하거나 뛰어남을 표시하며 어떤 일에 마음과 힘을 써서 잘 행함을 표시하기도 한다. 여기서의 善利(선리)는 이롭게 하는 데에 뛰어나다 또는 대단히 이롭게 한다는 뜻이다. 若(약)은 ∼과(와) 같다는 뜻으로 如(여)와 통한다. 爭(쟁)은 다투다의 뜻이다. 競爭(경쟁)하다, 鬪爭(투쟁)하다, 爭奪(쟁탈)하다의 의미가 있다. 또 시비나 가부 등을 따진다는 뜻도 있다.

老子(노자)는 물의 덕을 높이 칭송했다. 물은 만물에게 온갖 이로움을 주면서도 공을 내세우지 않으며 남과 다투는 짓은 더욱 하지 않는다. 그리고 언제나 사람이 싫어하는 낮은 데로 향한다. 물의 세 가지 덕은 바로 이로움을 주고, 다툼이 없으며, 낮은 데에 머무는 것이다. 이 셋 가운데 노자는 특히 다투지 않음을 강조해 ‘오로지 다투지 않기에 허물이 없다’고 했다. 上善(상선) 중에서도 강조한 것을 보면 그것이 그만큼 쉽지 않으리라.

오랫동안 전국을 흔들던 다툼이 오늘로 일단락을 고할 것이다. 온 나라를 이롭게 하면서도 나서서 뽐내거나 남과 다투지 않고 어려운 일을 찾아 해결하면서도 또 겸손하게 아래에 머무는, 그래서 나무랄 것이 없는 지도자가 탄생되기를 기대한다. ‘老子(노자)’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