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시대 바위그림 물에 잠겨 훼손 위기…보호벽 만든다

  • 입력 2007년 7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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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에 있는 반구대암각화(국보 제285호). 문화재청은 31일 학계, 시민단체가 참석하는 간담회를 열고 물막이벽 설치 계획을 협의한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울산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에 있는 반구대암각화(국보 제285호). 문화재청은 31일 학계, 시민단체가 참석하는 간담회를 열고 물막이벽 설치 계획을 협의한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문화재청이 강물에 잠겼다 드러나기를 반복하며 훼손되고 있는 울산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반구대암각화(국보 제285호)의 보존을 위해 그 앞에 둑 형태로 높이 10여 m의 물막이벽을 설치할 것이라고 26일 밝혔다.

반구대암각화는 고래사냥 모습 등 선사시대의 일상을 보여 주는 인물과 동물 300여 점이 새겨진 바위그림으로 세계문화유산 등록이 추진되고 있으나 1965년 대곡천 하류 사연댐 건설 이후 32년간 침수 때문에 훼손되고 있다. 특히 1년에 8개월 동안 물에 잠겨 있어 바위그림이 닳고 떨어져 나갈 위험에 처해 있다.

그동안 보존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으나 아예 댐 수위를 낮추자는 학계·시민단체와 비용 등을 고려해 물막이벽을 설치하자는 울산시가 맞서는 바람에 문화재청이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방치돼 왔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댐 수위 조절은 울산 시민의 식수 공급과도 직결돼 단시간에 해결될 수 없다”며 “댐 수위를 낮추는 것을 전제로 대체 용수를 공급할 방법을 찾을 때까지 임시로 물막이벽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막이벽이 설치되는 데는 2, 3년 걸릴 예정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소 성익환 박사는 “이미 ‘말기암환자’가 된 반구대암각화를 물에서 건져내는 게 급선무라는 점에서 문화재청의 계획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댐 수위를 낮출 후속 작업이 반드시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재위원회 건축문화재분과 김봉렬 위원은 “만성 물 부족에 시달리는 울산시가 사연댐을 더 높여 저수량을 늘리자는 주장이 있는데 물막이벽이 이를 뒷받침하는 논리가 돼선 안 된다”며 “물막이벽은 임시방편이므로 최대한 단순한 구조로 경관을 해치지 않게 디자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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