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 배우며 사랑의 하모니 이뤄요”

  • 입력 2007년 5월 1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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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함께 드럼 연습을 하고 있는 나정원 씨(오른쪽)는 아들들과 소통하기 위해 취미도 산행에서 드럼으로 바꿨다. 김경애 사외 기자
아들과 함께 드럼 연습을 하고 있는 나정원 씨(오른쪽)는 아들들과 소통하기 위해 취미도 산행에서 드럼으로 바꿨다. 김경애 사외 기자
《음악을 매개로 가족 화합을 모색하는 가족이 많아졌다.

함께 악기 연주를 배우고 상대방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자연스럽게 대화의 물꼬가 터지고 서로를 더 잘 알게 된다는 것이다.

5월 가정의 달이 주는 의미를 새기게 하는 음악 가족들 이야기를 소개한다.》

○ 어버이날 가족 합주를 목표로

김홍석(41·사업·서울 종로구 내수동) 씨는 연초에 초등 5년생 딸(12)이 클라리넷을 배우는 것을 보고 악기에 관심이 생겼다. “지금부터라도 악기를 하나 배워 두면 노후에 멋진 여가와 놀이가 된다”는 아내의 권유도 크게 작용했다. 이참에 가족이 모두 악기를 하나씩 배워 가족 합주단을 만들기로 의기투합했다.

김 씨는 색소폰으로 정했고 아내는 첼로로 정했다. 임대를 해 악기 마련까지 일사천리로 마친 김 씨 가족은 음악이라는 공통 주제를 갖게 된 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바쁜 시간 탓에 연습은 자주 못 해도 가족 간에 유대감과 활력이 생겼으며 직장에서도 대화가 풍부해졌다는 것이다. “악기 연주가 생각처럼 쉽지 않다. 비슷한 시기에 시작했는데 딸이 제일 빠르다. 가족 합주를 하려면 어른이 열심히 분발해야겠다.” 김 씨는 어버이날에 부모님을 모시고 ‘초연’할 계획이다.

○ 준프로 가족 연주단

주부 조문숙(49·대학강사·서울 서초구 서초동) 씨도 가족 합주의 장점을 누누이 강조한다. 조 씨 또한 플루트 애호가로 두 아들과 합주를 하면서 행복감을 여러 번 체험했기 때문이다.

조 씨는 10여 년 전부터 아이들과 함께 교회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했었다. 친지 모임마다 간단한 연주나 노래 반주를 해 칭찬과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군 복무 중인 큰아들(23)은 군악대에서 플루트를, 대학생 둘째 아들(21)은 단과대 오케스트라에서 베이스 기타를 담당하고 있다. 클라리넷 애호가인 남편은 가족의 악기 운반책이자 성실한 청중으로서, 든든한 후원자가 되고 있다.

“무엇보다 가족 간에 애착이 생겨 좋다. 아이들도 좋은 노래가 있으면 악보를 구해 와 또 다른 연습거리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조 씨)

○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아빠의 취미

나정원(51·대학교수) 씨는 드럼을 배우기 시작한 막내아들(10) 취미에 맞춘 경우. 나 씨는 “취미도 아이와 가족 위주로 맞춰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빠도 노력했다는 사실을 아이도 크면 깨달을 것”이라고 전했다. 공부하느라 한창 바쁜 고1 큰아들(17)도 여름 방학에 드럼을 배우겠다고 한다. 나 씨는 “이번 여름엔 아마추어 3부자 기획 드럼단을 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피아노 강사 고은미(37·베이시스 플랜 공연기획 실장) 씨는 “어른이 되어 악기를 배우는 경우는 ‘취미계발’형, ‘아이 감시’형, 젊었을 적 배우지 못한 아쉬움으로 시작하는 ‘한풀이’형, ‘애호가’형 등 다양하다”며 “요즘엔 악기를 배우는 아이들이 많아지다 보니 이를 계기로 부모도 배워 가족 간 친밀감을 높이는 게 교육적 효과로 최고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한다.

김경애 사외 기자 elleshe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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