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역사가 놓친 경주 되찾다… ‘고대도시 경주의 탄생’

  • 입력 2007년 3월 1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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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대도시 경주의 탄생/이기봉 지음/383쪽·1만4000원·푸른역사

지리학자가 쓴 신라 고도(古都) 경주에 대한 분석이다. 기존 역사학과 전혀 다른 관점의 해석을 내놓는다. 저자는 사서 기록과 지질학적 분석을 통해 경주가 하천의 범람을 대비해 만들어진 계획 도시였다는 점을 설명한다.

사찰이 대표적인 사례다. 저자는 경주의 사찰은 고지대를 형성해 홍수 때 물길이 시내로 향하지 않게 해 주는 역할을 했다고 분석한다. 도시와 가까운 곳에 있었던 분황사가 억불숭유 정책을 폈던 조선시대에 살아남은 것도 이런 지리학적 고려 덕분이다.

저자는 ‘신라 전성기에 경주 안(京中)에는 17만8936호(戶)가 있었다’는 ‘삼국유사’ 진한(辰韓) 조의 기록을 토대로 경주는 한때 100만 인구를 수용하는 대도시였다고 주장한다. 조선 한양의 규모가 4만∼5만 호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실성이 없다는 비판에 대해, 그는 근대 로마보다 고대 로마의 규모가 컸으며 역사의 발전과 도시의 규모가 반드시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한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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