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주기 불규칙 땐 뼈엉성증 위험 높다…폐경기 질환 대처법

  • 입력 2007년 3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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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수명이 늘면서 폐경 이후 여성의 신체 변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폐경기는 여성들이 출산의 의무에서 벗어나 여유를 즐기는 시기이기도 하지만 남성과는 달리 몸을 보호하던 호르몬이 줄면서 각종 질병에 노출될 수 있는 때다. 8일 여성의 날을 맞아 대표적인 3가지 폐경기 여성 질환과 대처법을 알아보자.》

○ 평소 칼슘-비타민D 충분히 섭취

사람은 나이가 들면 골형성 과정의 활력이 떨어지면서 뼈의 밀도가 낮아지게 돼 있다. 폐경으로 에스트로겐 분비가 확 줄어든 여성은 남성보다 골밀도가 20%가량 더 낮아진다고 보면 된다.

뼈엉성증(골다공증)이 있으면 뼈가 쉽게 부러지고 잘 낫지 않아 생활하기 불편할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사망할 수도 있다. 특히 고관절이 부러진 환자는 20%가량이 이로 인해 숨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뼈엉성증은 △만 45세 이전에 조기 폐경됐거나 △가족 가운데 뼈엉성증 환자가 있거나 △체형이 마르고 작거나 △젊었을 때 생리주기가 불규칙했거나 △칼슘과 운동량이 부족하고 흡연하는 여성에게 잘 생긴다.

이런 여성은 50대 이후로는 뼈엉성증 검사를 받아 골밀도를 체크하고 필요하면 약물치료를 받는 게 좋다. 평소 칼슘, 비타민D를 충분히 섭취하고 걷기, 자전거 타기 등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게 좋다.

○ 인공눈물-염증치료약 함께 처방

안구건조증은 단순히 눈물이 말라 생기는 질환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다. 최근 연구는 눈 속 염증 때문에 생기는 질환이라고 보고 있다. 요즘 같은 황사철에는 환자가 늘어난다.

눈물은 세 가지 종류가 있다. 평소 눈물막을 형성해 눈을 촉촉하게 하는 ‘내인성 눈물’, 기쁠 때나 슬플 때 나오는 ‘감정 눈물’, 강한 자극에 의해 나오는 ‘반사적 눈물’이다. 안구건조증은 내인성 눈물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이다. 이런 환자도 슬플 때나 양파의 매운맛에 눈물을 흘릴 수 있다.

폐경기 여성은 안드로겐이라는 남성호르몬이 제 역할을 못해 안구건조증에 걸리기도 한다. 이 호르몬은 눈물샘과 안구표면의 염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며 여성의 몸에서 소량 분비된다. 폐경으로 에스트로겐과 함께 안드로겐도 분비가 줄어들면 문제가 생긴다. 몇 년 전만 해도 안구건조증에 걸린 환자는 인공눈물만 처방받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증상이 심하면 염증을 치료할 수 있는 안약을 함께 처방하는 경우가 많다.

중앙대 용산병원 김재철 교수는 “사람의 눈물은 단백질과 전해질이 많아 면역성분 등이 풍부하지만 인공눈물은 그런 성분이 없다”면서 “안구건조증을 쉽게 생각하고 방치하면 백내장 등이 생겨 시력을 잃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구건조증을 예방하려면 실내 온도를 18도, 습도를 60%가량으로 유지하는 게 좋다. 또 TV나 책, 컴퓨터를 볼 때 눈을 자주 깜빡거리고 50분 작업하면 10분을 쉬는 게 좋다. 눈이 뻑뻑하다고 생리 식염수로 씻거나 눈을 비비면 악화될 우려가 있다.

김안과병원 송상률 교수는 “TV를 볼 때는 눈보다 낮은 위치에 수상기를 둬야 검은 눈동자가 덜 노출돼 안구건조증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 폐경기 이후 여성, 매년 심장병 검진

혈관내벽에 지방 등 노폐물이 쌓여 혈관이 좁아지는 관상동맥질환은 뇌중풍(뇌졸중), 협심증, 심근경색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여성호르몬은 혈관 내피세포를 보존하고 혈관을 확장하며 혈소판이 응집되는 걸 막아 준다. 이 때문에 통상 남성 질환으로 알려진 관상동맥질환은 폐경기가 지나면서 여성과 남성이 비슷한 발병빈도를 보인다.

폐경 이후 여성들은 매년 심장병 검진을 받아 보는 게 좋다. 체중관리도 중요하다. 몸무게(kg)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는 18.5∼23을 유지하고 허리둘레는 80cm를 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유산소운동을 하루 30분 이상 하고 채소 과일을 많이 먹고 우유는 되도록 저지방우유를 먹는 등 동물성지방섭취를 멀리해야 한다.

호르몬 치료를 동원할 수도 있지만 효과에 대해 논란이 있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권현철 교수는 “10년 전만 해도 폐경기 여성 혈관질환자 치료에 호르몬제 투여가 일반화돼 있었지만 대규모 연구를 통해 검증해 보니 에스트로겐을 인공적으로 투여하는 게 혈관질환 발병률을 낮추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한국폐경기학회 김정구(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회장은 “호르몬제를 쓰면 50대에서는 심혈관 질환이 줄어들지만 65세 이상에서는 오히려 증가한다”며 “다른 폐경기 질환을 동시에 겪는지 등 개인별 상황을 봐서 처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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