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꼭∼ 숨어있던 불교 문화재 한자리에

  • 입력 2007년 3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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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사찰의 대표 문화재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불교중앙박물관이 27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경내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 1층에서 개관한다. 서울에 성보박물관(사찰의 불교문화재 박물관)이 생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박물관은 전시 면적만 360여 평에 이르러 국내 성보박물관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또 성보박물관 중 처음으로 보존처리실을 갖춰 불화 등 전국 불교문화재의 보존 처리도 지원할 계획이다.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 기획실장 승원 스님은 “창덕궁 등 고궁 및 미술문화의 중심지인 인사동과 인접해 있어 불자뿐 아니라 일반 관람객도 많이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개관을 기념해 27일부터 5월 24일까지 특별전시회 ‘붓다’가 열린다. ‘불(佛)’을 주제로 한 이번 특별전에서는 국보 2점과 보물 13점을 포함해 모두 120여 점의 유물이 선보인다.

무엇보다 이번 개관전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인쇄물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국보 제126호·무구정경)이 전시될 것인지가 가장 큰 관심사. 개관을 한 달도 채 안 남긴 상황에서 무구정경 전시를 놓고 국립중앙박물관과 조계종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

조계종 측은 27일 “무구정경을 불교중앙박물관으로 옮겨 오기 위해 국립중앙박물관과 협의했으며 특별전이 끝난 뒤 수장고에 보관했다가 경주 불국사 성보박물관 개관에 맞춰 불국사로 옮겨 소장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전시 기간 중 매일 2시간씩(오전 10시 반∼11시 반, 오후 3∼4시)만 공개된다는 전시 일정까지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무구정경의 손상을 우려해 지금까지 복제품을 전시해 왔기에 조계종의 발표는 큰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이에 대해 28일 국립중앙박물관 김성구 학예연구실장은 “사리기의 이관 전시는 협의했지만 무구정경은 불교중앙박물관이 전시할 수 있을 만한 환경인지 아직 점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무구정경은 국보인 데다 국립중앙박물관 개관 때도 훼손을 우려해 잠시만 공개했을 만큼 보존 환경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총무원 측은 “무구정경은 애초 불교계 재산인 데다 이관은 3년 전부터 협의된 사항”이라고 반박하고 “5일까지 최종 결정을 요청했으며 이관이 불가능해질 경우 조계종 차원에서 공식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무구정경이 아니더라도 이번 개관전은 평소 접하기 힘들었던 불교문화재의 진수를 만날 수 있는 기회다. 특히 일본의 박물관에 소장된 주요 불교문화재 3점은 국내에서 처음 전시된다. 일본에 있는 우리 문화재의 한국 전시는 매우 드문 일이다.

일제강점기 반출된 ‘오쿠라 컬렉션’(일본 군납업자 오쿠라가 우리나라의 문화재를 약탈해 소장하다가 1982년 도쿄국립박물관에 기증한 것) 가운데 하나인 비로자나불입상도 그중 하나다. 일본 고려미술관 소장품인 치성광불회도(1569년)는 치성광여래(불교에서 북극성을 부처로 바꾸어 부르는 이름)를 그린 조선 불화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

보물 중에는 고려 불화인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보물 제1286호)가 눈에 띈다. 고려 불화는 대부분이 일본 등 해외에 남아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10여 점만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02-2011-1060∼5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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