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전문가가 권하는 ‘아이 설빔 예쁘게 입히기’

  • 입력 2007년 2월 10일 02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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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대연 기자
원대연 기자
《한복은 평상복 기능을 상실한 지 오래다. 명절이나 각종 예식 참석 등을 합해 1년에 3,4차례 입기도 쉽지 않다.

설날 나들이에 한복 차림으로 나서는 이도 요즘은 손에 꼽을 정도다. 어른들은 내키지 않아도 자녀들은 다르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예쁜 아이 모습을 볼 수 있다면 돈은 좀 들어도 아깝지 않다.

색동정고리 때때옷을 입고 거리를 걸으면 행인들도 흐뭇하게 바라본다.

아이들 한복이라고 성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체형을 잘 살리면서도 입었을 때 편안함을 주는 게 최근 흐름.

아무래도 색감은 좀 더 화려하지만 수수한 색깔도 잘만 조화시키면 고급스럽다.

‘박술녀한복’의 박술녀 원장이 ‘우리 아이 한복 예쁘게 입히는 법’을 소개했다.》

“편하고 의젓하게” 한복입고 ‘으쓱’

○ 넉넉하면서도 날씬해 보이는 스타일이 인기

한복은 전통의상이다 보니 유행을 크게 타진 않는다. 기본 스타일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약간씩 변화를 준다. 개량한복도 나쁘지 않지만 기본 격식은 갖춰주는 게 멋스럽다.

앞섶이 상당히 넓어진 건 올해 가장 두드러진 특징. 좁을 때보다 확실히 안정감이 있다. 넉넉한 품새는 한복을 입히면 답답해하는 아이들에게도 안성맞춤이다.

동정은 넓어지고 고름은 좁고 짧아진 것도 눈에 띈다. 고름의 너비는 5cm 정도로 좁아져 날씬하고 세련돼 보인다. 여성 한복은 소매 아래쪽의 둥글린 부분인 배래(또는 배래기)나 저고리는 체형에 맞춰 좁아진 반면 치마폭이 넉넉해진 것도 변화한 부분.

색상은 단아한 파스텔 톤이 인기지만 아이들 한복엔 이물질이 묻기 쉬운 점을 고려한다면 얽매일 필요는 없다. ‘황금돼지의 해’답게 황금색도 각광을 받는 색상. 남자 아이는 아이보리색이나 카키색 등 편안한 색상이, 여자 아이는 검정 목단 치마를 비롯해 붉은색이나 자주색 등 원색이 잘 맞는 편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배자(저고리 위에 덧입는 조끼 형태의 옷)의 인기도 여전하다. 저고리보다 훨씬 진한 원색이 많지만 은은한 색상도 색동옷과 잘 맞는다.

소재는 아이들에게 특히 잘 어울리는 화려한 칠색단과 금백이 잘 나간다. 양단이나 명주, 두꺼운 실크도 겨울철 한복감으로 꾸준히 사랑 받는 소재.

○ 제대로 입어야 오히려 편하다

아이들에게 한복을 입힐 때 가장 신경이 쓰이는 것은 아이들이 불편해한다는 점. 그러나 정확한 착용법을 익히면 한결 편하면서 맵시도 살릴 수 있다.

특히 여자 아이는 속옷을 잘 갖춰 입으면 좋다. 먼저 속바지를 입고 그 위에 속바지보다 2∼3cm 짧은 속치마를 입는다. 아이들은 속옷을 무시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러면 동정선이 살지 않아 맵시차가 크다. 성장을 고려해 넉넉한 사이즈의 한복을 입혔다면 더욱 중요하다.

기왕 제대로 갖추려고 마음먹었다면 두루마기도 입혀 보자. 남자는 야외 활동은 물론 세배를 할 때도 두루마기를 입는 것이 격식에 맞다. 훨씬 의젓해 보이는 효과도 있다.

요즘 아이들은 통통한 체형이 많은 편. 저고리 깃을 내려 달고 뒷고대(깃고대의 뒷부분)를 파 뒷깃을 내리면 목선이 살고 키도 커 보인다. 마른 체형의 여자 아이는 치마보다 짙은 색상의 저고리를 선택해 전체적으로 밝고 화사한 느낌을 살려 준다.

여자 아이에겐 장신구도 선택 사항. 대표적인 머리 장식인 뒤꽂이를 할 땐 홀수로 꽂아야 한다. 두루마기를 입을 때는 같은 색 계열의 머리에 쓰는 아얌이나 토시 목도리를 착용하면 귀여우면서도 세련돼 보인다.

○ 한복은 관리가 생명

한복은 관리와 보관이 중요하다. 구깃구깃하면 지저분해 보이니 입기 전에 꼭 다림질을 해야 한다. 옷감이 상하지 않도록 헝겊을 덮고 다림질 한다. 입고난 뒤에는 한복 보관용 종이박스에 넣는다. 드라이클리닝 후 비닐 커버는 반드시 벗겨낼 것.

시중에 나와 있는 아동용 한복은 자연섬유보다는 합성섬유로 만든 게 많다. 합성섬유는 물세탁이 가능하고 관리가 쉽지만 자연섬유만 한 맵시를 기대하긴 힘들다. 실크 등 자연섬유는 색상이나 질감이 뛰어난 대신 가격이 만만치 않다.

글=정양환 기자 ray@donga.com

디자인=김성훈 기자 ksh97@donga.com

한복 빌려 입으려면…

가격이나 효율성 때문에 아무래도 구입이 꺼려진다면 빌려 입는 방법도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다양한 한복 대여점을 찾을 수 있다. 재질과 디자인 등에 따라 가격차가 있으니 꼼꼼히 비교하자.

대체로 성인 한복은 2박 3일 기준으로 4만∼5만 원 선. 일반적으로 기본 상하의에 배자 정도가 포함된 가격이며 두루마기나 아얌 등은 따로 빌려야 한다. 어린이 한복은 성인 대여료의 50∼60%.

대부분 대여 보증금을 내는데 반납할 때 돌려받는다. 대여 한복은 물빨래가 가능한 소재가 많지만 실크도 있다. 사이즈가 다양한 편이고 배달도 해 준다. 기성품보다는 업체에서 직접 디자인한 옷이 많다. 대여 한복은 특성상 많이 입으면 옷태가 살지 않기 때문에 주기가 짧다.

대부분 최근 1∼2년에 만들어진 옷이다. 세탁비는 대여료에 포함돼 따로 받지는 않는다.

그러나 실수로 한복이 훼손됐을 경우에는 약간의 수선비를 지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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