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국제방송영상견본시’ 둘러보니… 한류인기 여전

  • 입력 2006년 6월 22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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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 국제엑스포센터에서 열린 ‘제12회 상하이 국제방송영상견본시’ 한국공동관 앞에서 아시아 각국에서 온 바이어들이 한국 드라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김윤종 기자
중국 상하이 국제엑스포센터에서 열린 ‘제12회 상하이 국제방송영상견본시’ 한국공동관 앞에서 아시아 각국에서 온 바이어들이 한국 드라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김윤종 기자
“한국 드라마에는 여백이 있어요. 중국, 대만 드라마는 긴 대사로 일일이 다 설명하지만 한국 드라마는 대사가 짧고 여운이 길어 시청자에게 생각할 공간을 줍니다.”

18∼20일 중국 상하이 국제엑스포센터에서 열린 ‘상하이 국제방송영상견본시(STVF)2006’에서 SBS ‘연애시대’를 구매한 대만 케이블방송 ‘비디오 랜드’의 편성팀장인 캐리 린 씨의 말이다. STVF에 마련된 한국공동관(Korea Pavilion)에는 베트남 미얀마 등 아시아 각국에서 온 바이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 한국내 시청률이 판매 좌우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집계에 따르면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와 CJ미디어 삼화프로덕션 등 15개 국내 프로덕션이 ‘STVF 2006’에서 거둔 프로그램 판매 총액은 1035만9800달러. 지난해 766만5970달러에 비하면 30% 이상 증가한 액수다.

해외 바이어들은 “동양적 감성과 서양적 비주얼의 하이브리드(Hybrid)인 한류는 여전히 막강한 파워를 지녔다”고 평가한다. 싱가포르 케이블 채널 OSB의 바이어 에드먼드 우이 씨는 “한국 드라마는 내용상 가족애, 예의범절 같은 동양적 가치를 중시하면서도 비주얼은 굉장히 모던하다”고 말했다.

이번 견본시에서 아시아 각국 바이어들이 특히 주목한 작품은 MBC ‘주몽’과 SBS ‘연애시대’. 상당수 바이어들은 해외에서 뜨는 드라마는 ‘한국적인 문화’가 제대로 스며들어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수입할 드라마의 한국 내 시청률을 중시한다는 것.

○ 한류스타 없는 드라마는 문제

STVF 2006에서는 한류 확산의 ‘불안 요소’도 확인됐다. 한류 최대 시장인 일본과 중국의 구매가 크게 준 것이 그 예. 방송영상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이들 국가 판매량은 지난해의 7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일본의 경우 프로그램 가격 급등, 중국의 경우 정부 차원의 한류 수입 억제가 그 원인으로 꼽혔다.(21일자 본보 A13면 관련기사)

KBS 이효영 수출사업 2팀장은 “한류 드라마 인기가 정점에 이른 일본, 대만 등을 중심으로 프로그램 가격이 지나치게 오르면서 한류에 대한 반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 1990년대 후반 편당 500달러이던 것이 현재 최고 20만 달러까지 거래되고 있다. 홍콩 케이블 채널의 한 바이어는 “한국의 인기 드라마를 사려면 비인기 드라마 끼워 팔기나 바가지 가격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영원(SBS프로덕션 부국장) 한국방송콘텐츠수출협의회장은 “처음에는 적정가격에 팔고 드라마가 흥행에 성공했을 때 인센티브를 받는 등 상대국 프로그램 수입업자들과 서로 이익이 되는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해외 바이어들은 “한류 스타들을 이제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다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국 내 방송관계자는 “일부 한류스타는 일본, 대만 등에서 팬 사인회만 한 번 해도 2억, 3억 원씩을 벌기 때문에 반 년 가까이 고생하고도 성공 여부가 불투명한 드라마 출연을 더욱 기피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지적했다.

상하이=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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