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서울국제도서전]일연 탄생 800돌 ‘삼국유사 특별전’

  • 입력 2006년 6월 1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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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는 세계 어느 나라 신화와 견줘도 손색없는 판타지의 세계다.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열릴 전시회는 어린이,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춘 행사에 중점을 뒀다. 올 2월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렸던 삼국유사 특별전 1차 전시회. 동아일보 자료 사진
삼국유사는 세계 어느 나라 신화와 견줘도 손색없는 판타지의 세계다.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열릴 전시회는 어린이,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춘 행사에 중점을 뒀다. 올 2월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렸던 삼국유사 특별전 1차 전시회. 동아일보 자료 사진
2∼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릴 제12회 서울국제도서전의 하이라이트는 ‘삼국유사 특별전’이라 할 수 있다. 이번 특별전에는 특히 밤하늘의 별자리를 탐험하며 설화의 세계를 이해하는 ‘주몽이야기’ 전시장이 마련된다. 방송 드라마 ‘주몽’에서 해모수는 한나라에 맞서 싸우며 ‘허셀 크로’라 불릴 정도로 격정적인 용사이지만, 주몽 신화 속에서 그는 용이 끄는 수레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신의 아들이다.

용 수레를 타고 하늘에서 내려온 해모수는 물가에서 하백의 딸인 유화를 만난다. 해모수가 타고 온 용 수레가 바로 하늘의 북두칠성. 해모수와 유화는 북두칠성의 국자 부분을 방 삼아 첫날밤을 치르고, 그렇게 해서 주몽이 태어난다.

고구려인들은 유화와 주몽을 기념하는 수혈제를 음력 10월에 지냈다. 그때가 되면 북두칠성은 지평선 가까이 내려오고 해(해모수)가 진 뒤 잠깐 떴던 초승달(유화)도 뒤따라 진다. 지평선 아래로 사라졌던 북두칠성은 다시 떠올라 하늘로 향한다. 천체의 움직임 자체가 해모수와 유화가 만나고 주몽이 태어나는 드라마인 셈이다.

북두칠성뿐 아니라 케페우스 자리, 카시오페이아 자리, 목동 자리 등에도 주몽 이야기의 신화적 상징이 얽혀 있다. ‘삼국유사 특별전’은 올해 삼국유사의 저자인 일연의 탄생 800주년을 맞아 ㈜현암사가 기획한 행사다. 코엑스 태평양홀의 12개 부스에 차려질 이 전시회는 거대한 책 읽기 체험전이나 마찬가지이다. 혼자 읽는 대신 여럿이 함께 삼국유사를 읽고 그림과 퍼즐로 삼국유사를 체험하는 전시회다.

삼국유사는 단군 이야기를 비롯해 다른 책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우리 고대사의 중요한 사실을 전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 어느 나라의 신화, 설화에 견줘도 손색없는 풍부한 이야깃거리와 영감을 제공한다.

일연이 삼국유사를 쓴 13세기는 무인정권의 혼란, 몽골과의 전쟁, 몽골을 대리해서 치러야 했던 일본 정벌 등 고난으로 얼룩진 시대였다. 큰 나라의 틈바구니에서 약소국의 비애를 절감한 일연은 평생의 경험과 사유,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고 다니며 모은 자료를 집대성해 삼국유사를 집필했다.

현암사의 서현미 청소년 편집팀장은 “민족의 고난을 극복하는 요체로 삼국유사를 쓴 일연의 뜻을 되새기고 우리 것을 소중하게 여기는 따뜻한 눈길과 더불어 시대 변화에 편승하는 세태에 대한 비판적 안목을 키우자는 것이 이번 전시회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2월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렸던 삼국유사 특별전 1차 전시 가운데 어린이,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춰 판타지의 세계를 소개하는 내용을 위주로 마련됐다. 이번 국제도서전 전시회를 필두로 현암사는 삼국유사 특별전의 전국 순회 전시를 계획하고 있다.

전시장에는 화가 이만익 씨가 교과서에 나오는 단군신화 이야기를 그린 그림을 그래픽 아트로 처리해 전시한다. 또 ‘알의 나라’ 안에 박혁거세, 김알지, 고주몽, 석탈해왕 등 알에서 태어나 나라를 세운 왕의 이야기를 모아 전시한다. 거대한 알 조형물도 설치될 예정이다.

연세대 설성경 교수가 풀이한 처용이야기가 시리즈 이야기로 전시되고 삼국유사의 백미 중 하나인 원효 스님 이야기에서는 현장 사진과 이야기를 결합해 탄생부터 최후까지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전시할 예정이다.

전시부스 외벽에는 주몽이 금와왕의 아들 대소의 무리에 쫓겨 말을 타고 도망가는 장면을 그린 주몽 이야기 그림을 3m 길이의 대형 퍼즐로 만들어 설치한다. 어린이들이 퍼즐을 맞추는 놀이를 통해 삼국유사 이야기를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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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김희경 기자 susanna@donga.com

디자인=공성태 기자 coon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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