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서울국제도서전]호주 그림책 작가 맷 오틀리씨 특별강연

  • 입력 2006년 6월 1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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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1월 방한해 서울 독립문초등학교에서 특강을 하고 있는 맷 오틀리 씨. 그는 음악이 상상력을 자극해 창의적인 이미지를 낳는다며 ‘음악 그리기’를 권장한다.
2004년 11월 방한해 서울 독립문초등학교에서 특강을 하고 있는 맷 오틀리 씨. 그는 음악이 상상력을 자극해 창의적인 이미지를 낳는다며 ‘음악 그리기’를 권장한다.
왼쪽부터 ‘파우스트의 파티’ ‘밀리 할머니의 그림’ ‘Luke's Way of Looking’. 동아일보 자료 사진
왼쪽부터 ‘파우스트의 파티’ ‘밀리 할머니의 그림’ ‘Luke's Way of Looking’. 동아일보 자료 사진
음악을 그림으로 그릴 수 있을까.

호주의 그림책 작가 맷 오틀리(44) 씨는 음악을 들려주고 마음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를 그리게 하는 독특한 교수법으로 유명하다. 이번 도서전에서도 ‘음악을 그릴 수 있나요?’를 주제로 6일 낮 12시와 오후 3시 두 차례 특별 강연을 한다.

이에 앞서 3일과 4일에는 강원 춘천시 남이섬에서 열리는 ‘세계 책 나라 축제’ ‘호주의 날 특별행사’에서 음악 그리기 강연을 갖는다. 두 행사 모두 무료로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그의 강의법은 이런 식이다. 먼저 직접 클래식 기타를 연주하며 어린이들에게 무슨 장면이 떠오르는지 말하게 한다. “가족을 잃고 슬퍼하는 모습”, “슈렉과 피오나 공주가 허니문 가는 장면”, “투우사의 용감한 모습”…. 아이들이 얘기해준 서로 관계가 없는 장면들을 이리 저리 엮으면 전혀 다른 이야기 그림책이 만들어진다. 오틀리 씨의 말대로 “음악은 상상력을 자극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샘솟게 하는 원천”인 셈이다.

사실 오틀리 씨만큼 음악을 그리는 데 적합한 사람도 드물다. 그는 시드니 줄리안 애시튼 미술학교에서 순수 미술을, 시드니 기타학교에서 클래식 기타를. 그리고 울롱공대학에서 작곡을 배웠다. 요즘도 시드니에서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 작곡과 기타 연주를 병행하고 있다.

그의 다채로운 이력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뉴기니에서 태어난 오틀리 씨는 그곳에서 동물과 숲과 벗하며 지내다 12세에 호주 시드니로 옮겨왔다. 음악과 미술 수업을 받는 틈틈이 소를 치는 목동, 정원 관리사, 농장 일꾼으로 일했다. 1980년대 말에는 영국으로 건너가 승마와 폴로 경기를 그림으로 그리는 데 몰두하기도 했다.

이러한 이력은 유난히 정감 어린 동물과 나무와 꽃이 많이 등장하는 그의 그림에 오롯이 배어 있다. 그는 지금도 야생동물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징그러운 뱀도 죽여서는 안 되고 동물들에게 잔인하거나 무례하게 굴어서는 안 된다”는 확신을 가지고 산다.

한국에서는 집 지키는 개를 주인공으로 한 ‘파우스트의 파티’(좋은 교육)와 예쁜 정원이 소원인 할머니가 주인공인 ‘밀리 할머니의 그림’(꼬네상스)이 번역돼 나와 있다. ‘삐딱한 시선’을 가진 소년의 무용담을 다룬 원서 ‘Luke's Way of Looking’(문진미디어)도 수입돼 판매되고 있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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