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싸! 나도 노래짱” 송년모임 노래방서 스타되기 비법

  • 입력 2005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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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강동영 기자
그래픽=강동영 기자

연말은 회사원 정연준(40) 씨의 주름살이 하나 더 늘어나는 시기다.

“올해는 또 무슨 노래를 불러야지?” “친구들에게 적어도 뒤지지 않으려면 최소한 두 곡은 준비해야 되는데…” “소품은 뭘 준비해야하지?” “요새는 섹시 댄스가 유행이라던데.”….

송년모임으로 바쁜 12월.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를 외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동안 한 편에서는 12월을 ‘공포의 달’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바로 ‘노래방 소심이’들이다.

송년 모임에서 3∼4분짜리 노래 한 곡은 사람의 이미지를 좌우한다. 잘 부르면 스타, 못 부르면 패배자가 되는 송년 모임. 지금도 벌벌 떨고 있을 노래방 소심이들을 위해 노래 강사 3인이 나섰다. 곡 선택 방법부터 율동 방법까지 ‘송년 모임 스타’가 되는 비법을 공개했다.

○ 선곡… 댄스-발라드-트로트 3곡 준비를

종합유선방송 채널인 C&M에서 ‘신바람 노래교실’을 진행하는 노래 강사 송광호(40) 씨는 “이미 선곡에서부터 50% 이상의 승패가 좌우된다”고 말했다. 송 강사는 최소 3곡을 준비하라고 추천한다. 발라드, 댄스, 트로트 등 각기 다른 장르로 준비하라는 얘기다. 즉 발라드 곡을 불러 앙코르를 받았을 경우나 바로 앞 사람이 발라드 곡을 불렀을 경우 댄스나 트로트로 받아치라는 뜻이다. 같은 장르로 앙코르곡을 부를 경우 청중의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송 강사가 추천하는 곡들은 노사연의 ‘만남’, 최진희의 ‘사랑의 미로’, 윤도현의 ‘사랑했나봐’ 등 쉽게 부를 수 있는 발라드나 장윤정의 ‘짠짜라’, 박상철의 ‘자옥아’ 등 댄스와 트로트를 섞은 곡, 이문세, 이승철 등 신구 세대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노래 등이다. 송 강사는 “장윤정의 ‘어머나’의 경우 올해 송년 모임에서 누구나 노리는 곡이기 때문에 중복될 가능성이 많다”며 “이를 능가하는 ‘짠짜라’나 서주경의 ‘당돌한 여자’ 등을 부르면 인기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송 강사는 △‘불효자는 웁니다’, ‘가거라 삼팔선’, ‘이등병의 편지’ 등의 암울한 노래 △김경호, 김종서의 난도가 높은 록 음악 △남자가 여자 노래를 부르거나 여자가 남자 노래를 부르는 경우 등을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마이크 앞에서… 밀고 당기는 율동과 창법 기를 것

명지대 사회교육원 교수이자 노래 강사인 문인숙(57) 씨는 “선곡을 잘 했어도 밀고 당기기가 없으면 노래에 맵시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4분의 4박자 노래의 경우 한 박자 씩 맞춰 정직하게 부르면 단순히 가사를 읽는 수준에 불과하다”며 “16분 음표나 8분 음표로 쪼개 한 번 끌고 다음 박자에서는 당기며 불러야 재미있다”고 말했다.

율동에 있어서도 밀고 당기기 태도가 필요하다. 문 교수는 “섹시 댄스나 프로 수준의 춤이 아니어도 가볍게 몸을 흔들면 청중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다”며 “어깨 흔들기의 경우 한 쪽을 앞으로 밀고 다른 한 쪽을 뒤로 당기며 흔들면 좋다”고 추천했다. 이렇게 부르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가사를 100% 외우고 있어야 한다.

문 교수는 “노래방 화면 자막을 보는 데 급급해 청중과 눈을 맞추지 않으면 청중도 딴 짓을 한다”며 “가사를 알고 있어야 노래에 감정을 실을 수 있고 여유로운 율동도 나오는 법”이라고 조언했다.

○ 태도… 20번 연습한 뒤 실전에 나서야

가수 겸 노래 강사인 서수남(62) 씨는 “노래의 기본은 모창”이라며 “송년 모임에 가기 전 부를 곡을 최소 20번 듣고 20번은 노래방에서 불러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 씨는 “노래는 연습만이 해답”이라며 “20번 정도 부르면 해당 가수에 비해 뭐가 부족한지부터 자신이 어떤 영역에서 소리를 잘 낼 수 있는지 스스로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또 “노래 실력이 부족한 사람은 느린 곡보다 빠른 곡을 불러야 실력이 덜 들통난다”고 당부했다.

또 송년 모임에서 지켜야 할 ‘매너’도 강조했다. 서 씨는 △앞에서 한 노래 다시 부르기 △다른 사람의 노래를 듣다 흥을 주체하지 못하고 그 사람보다 더 크게 노래 부르기 △노래 시켜놓고 사람들과 회의하며 떠드는 것 등은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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