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린 잡채-녹차 송편 등 추석상 지방 줄이기 바람

  • 입력 2005년 9월 12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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햅쌀로 밥 짓고 송편 만들고 햇과일로 조상을 기리는 추석. 하지만 해마다 반복되다 보니 언제나 똑같은 송편, 나물, 전….

나이 지긋한 주부들은 손에 익어 그저 하던 대로 하는 게 명절이지만 새내기 주부들에게는 조금은 지루하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다.

게다가 식생활 코드가 참살이(웰빙)가 된 지 오래지만 아직도 명절 음식만큼은 국과 잡채 등 기름지고 칼로리 높은 음식이 많다. 올해 추석 상은 참살이 모드로 변화를 주어 보면 어떨까.

○ 송편에 부는 오색 참살이 바람


흔히 흰색 쑥색으로 알고 있는 송편이 달라지고 있다.

경기 성남시 여성복지회관에서 3, 9일 실시한 ‘참살이 송편 빚기’ 강습은 주부들의 높은 관심으로 신청자가 넘쳐 났다. 이번 ‘참살이 송편 빚기’에서 소개된 송편은 노랑, 연두, 초록, 갈색, 빨강의 오색 송편.

노란색의 재료인 단호박은 쪄낸 다음 물을 첨가하지 않고 쌀가루와 함께 그냥 반죽하면 되고 연두색의 재료인 녹차가루는 원하는 색깔이 날 정도의 양을 조금씩 쌀가루와 섞어 익반죽하면 된다.

짙은 녹색을 내는 재료인 쑥은 방앗간을 활용해 쌀가루와 함께 찧는 것이 편리하다. 갈색 송편의 재료는 대추. 씨를 발라내고 분쇄기로 갈아 쌀가루에 넉넉히 넣어 익반죽을 하면 은은한 갈색이 난다. 빨간 송편의 재료는 전남 해남산 빨강고구마. 속까지 빨간 게 특징인 해남산 빨강고구마는 가루 형태로도 판매된다.

○ 나물은 기름 빼고 무침으로

‘아름다운 혼례음식’의 저자인 전통음식연구가 한영용(큰기와집 대표) 씨는 “요즘 우리 명절 음식은 지나치게 기름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5년 동안 이름난 양반가를 찾아다니며 전통음식을 연구해 온 한 씨에 따르면 옛날 반가 명절 음식들은 기름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었다.

전을 부칠 때만 참기름을 약간 사용하고 부침개를 부칠 때에는 돼지기름을 약간만 둘러 동물성 지방으로 영양의 균형을 맞추고 음식이 쉽게 변질되지 않는 효과를 냈다는 것.

한 씨는 “특히 나물의 경우 중국식으로 기름에 지글지글 볶아 내다 보면 나물에 기름이 너무 많이 배어들게 되어 영양 면에서 나물을 먹으나마나가 된다”고 말했다.

○ 잡채, 볶지 말고 조리기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즐겨 먹는 잡채도 불린 당면을 기름에 볶기 때문에 기름투성이인 경우가 흔하다.

기름 섭취를 줄이기 위한 조리법이 있다면 ‘당면 조리기’다. 당면을 물에 불린 다음에는 간장 1, 물 6, 물엿 1의 비율로 조림물을 만들어 콩조림처럼 은근히 조려 준다. 조리는 도중 간을 보고 싱거우면 소금을 약간 넣어도 된다.

○ 탕에 쇠고기 대신 생선을

명절 직후에는 아무래도 체중이 늘게 된다. 모처럼 만난 친지들이 식사를 권하면 과식하기 마련.

이런 경우 추석 차례가 끝난 다음 식사를 할 때 밥과 나물을 함께 비벼먹을 수 있도록 밥상 준비를 해 둔다. 밥을 비벼 먹으면 아무래도 나물을 많이 먹게 되어 흰 쌀밥과 기름진 반찬의 섭취를 줄일 수 있다.

한 씨는 “전유어로 다양한 생선을 사용하고 추석 명절 음식인 토란국의 경우 쇠고기 대신 들깨를 갈아 넣어 국물을 내거나 제철 맞은 꽃게를 넣으면 육류 사용도 줄이고 덜 기름지며 개운한 맛까지 느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경아 사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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