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남 이건우 윤이상 국립극장서 초기가곡 음악회

  • 입력 2005년 9월 7일 03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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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유화’를 비롯한 김순남의 가곡과 이건우의 가곡 수 편은 조선가곡의 위치를 국제적 수준 위에 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영광을 가져왔다.”

원로 음악평론가 박용구(91) 선생이 1948년 발표한 ‘조선가곡의 위치’라는 평문의 한 대목이다. 광복을 맞은 조국을 세계적으로 빛낼 음악작품을 만들었지만 ‘월북자’라는 이유로 남한의 음악사에서는 지워져야 했던 음악가 김순남(1917∼1983)과 이건우(1919∼1998).

10일 오후 5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리는 서울시 국악관현악단의 ‘가슴으로 부르는 노래’는 윤이상, 김순남, 이건우 등 분단의 짐을 지고 고뇌하는 음악인으로 살아야 했던 작곡가 세 사람의 초기 가곡을 감상하는 음악회다. 민족의 정서를 서정적으로 표현했던 세 사람의 곡을 국악반주에 맞춰 성악가들이 노래하는 색다른 무대.

월북 작곡가에 대한 언급조차 불가능했던 시절에도 아름다운 선율로 이미 친근하게 불렸던 김순남의 ‘산유화’ ‘자장가’ ‘진달래꽃’은 물론, 월북 후 북한에서 공훈예술가 칭호를 받은 이건우의 ‘금잔디’ ‘엄마야 누나야’ 등 다소 귀에 익지 않은 가곡도 선보인다.

한편 올해 서거 10주년을 맞은 윤이상의 ‘달무리’ ‘나그네’ ‘고풍의상’ 등 초기가곡 6곡도 국악 반주와 어우러진다. 소프라노 김인혜, 윤인숙, 메조소프라노 이아경, 테너 김남두 씨 등 출연. 1만 원, 1만5000원. 02-399-1187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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