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스포츠, 亞축구연맹경기 독점중계 ‘보편적 접근권’ 논란

  • 입력 2005년 9월 7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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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스포츠(대표 이희진)가 최근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 경기와 아시아축구연맹(AFC)이 2007∼2012년 주관하는 모든 경기의 국내 독점 중계권을 획득한 것을 계기로 ‘보편적 접근권’에 대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보편적 접근권’은 국민의 관심이 높거나 국가대표팀의 경기를 무료 방송인 지상파 방송사가 중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열린우리당 안민석 의원은 5일 서울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스포츠 중계에 있어서의 보편적 접근권,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선 주로 지상파 방송사가 시장과 매체의 변화를 인지하지 못한 채 ‘공영성’을 이유로 ‘보편적 접근권’을 부각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전북대 정용준(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이날 ‘한국 방송과 스포츠 중계권’이라는 발제를 통해 “보편적 시청권은 공익주의와 시장주의의 논쟁과 연결된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영국과 호주는 ‘보편적 중계권’을 인정하고 있지만 미국은 지상파가 아닌 방송의 스포츠 중계가 공영성에 어긋나지 않는 논리로 관련 법안을 무효화시켰고 일본은 아예 법안을 만들지 않았다는 사례를 제시했다.

이희진 대표는 “스포츠 경기에 대한 지상파TV의 카르텔부터 깨야 한다”면서 “일본의 스포츠마케팅사인 덴쓰가 2006년 월드컵 본선, 야구 월드컵 등의 중계권을 갖고 있는 것처럼 전문 스포츠 마케팅사가 방송사와 연계해 범퍼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원대 홍석표(체육교육학과) 교수는 “케이블과 위성TV 보급률이 전 가구의 85%인 상황에서 지상파 방송사만이 보편적 접근권을 가진 매체라고 할 수 없다”며 “공공성만 놓고 보면 시청률과 광고료를 의식한 지상파 방송사의 스포츠 중계 행태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KBS 김성길 스포츠기획사업팀 부장은 “유료 방송에서 스포츠를 중계하면 소외 계층이 생길 수 있다”며 “국가대표팀 경기는 공공 서비스 정신에 입각해 지상파 방송사가 중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송위원회 김동균 채널사용사업부장은 “유럽에서 보편적 접근권이 인정된 것은 지상파 이외의 유료미디어 보급이 미흡했던 10년 전의 일” 이라며 “지상파 방송사가 비인기 스포츠에 대한 보편적 접근권을 보장할지도 의문”이라고 비판했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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