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서울교구 조원오-조명도 父子교무 탄생

  • 입력 2005년 6월 21일 03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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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조명도 교무(오른쪽)가 아버지 조원오 교무가 근무하는 서울 화곡교당을 찾아갔다. 아버지는 수시로 전화나 편지로 선배 교무로서 교화 노하우를 전수한다고 한다. 윤정국 문화전문기자
원불교 조명도 교무(오른쪽)가 아버지 조원오 교무가 근무하는 서울 화곡교당을 찾아갔다. 아버지는 수시로 전화나 편지로 선배 교무로서 교화 노하우를 전수한다고 한다. 윤정국 문화전문기자
원불교 서울교구에서 부자(父子) 교무가 처음 탄생했다. 화제의 인물은 서울 화곡교당의 조원오(趙圓悟·59) 교무와 올해 초 서울 가락교당의 부교무직으로 취임한 그의 장남 조명도(趙明道·30) 교무.

원불교에서의 교무는 개신교의 목사나 천주교의 신부 같은 성직자를 말한다. 원광대 원불교학과와 원불교대학원대(2년)를 마쳐야 교무 자격이 주어진다.

조원오 교무는 원광대신문 사장과 원불교 문화사회부장 등을 거쳐 2년 전부터 화곡교당 교감(교당 책임자)을 맡아 지역사회 교화사업에 진력하고 있다.

“선진이 후진되고 후진이 선진되는 윤회의 세계에서는 아버지와 아들도 영생의 도반(道伴)으로 함께 공부하고 좋은 세상을 열어가는 동역자일 뿐이지요. 저보다 더 잘해 주길 염원합니다.”(아버지)

“어릴 때부터 항상 공적인 일을 먼저 하시고 사적인 일은 나중으로 돌리시는 아버지의 삶의 모습을 보면서 출가를 결심했습니다. 아버지를 존경하면서도 넘어야 할 산으로 생각합니다.”(아들)

이들 부자는 다른 사람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들은 이산가족 신세다. 원불교 교무는 3∼6년 단위로 교당을 옮겨 다니기 때문에 가족이 함께 살기 어렵다. 어머니 김영진(金榮眞·57) 씨는 원불교 총부가 있는 전북 익산시에 살고 있고, 둘째 아들 상현(相鉉·28) 씨는 경기 군포시 원광대 산본한방병원에서 행정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어머니 김 씨는 아들이 성직자의 길을 가겠다고 하자 처음에는 완강히 반대했다. 남편을 내조하면서 그 길이 힘들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이다.

“처음에 어머니가 무척 마음 아파하셨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가장 든든한 후원자가 됐어요. 네가 선택한 길이니 최선을 다하라고 하시죠.”

윤정국 문화전문기자 jk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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