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수입 미술품 안방 파고 든다

  • 입력 2004년 11월 16일 1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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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미술품 경매에서 3억2000만원에 팔린 조르쥬 브라크의 ‘정물’(1942년). 외국작가의 근현대작품으로 처음 낙찰된 사례로 외국그림에 대한 수요층이 확실히 자리 잡았다는 신호로 받아 들여진다. -사진제공 서울옥션
최근 국내 미술품 경매에서 3억2000만원에 팔린 조르쥬 브라크의 ‘정물’(1942년). 외국작가의 근현대작품으로 처음 낙찰된 사례로 외국그림에 대한 수요층이 확실히 자리 잡았다는 신호로 받아 들여진다. -사진제공 서울옥션
11월 3일 서울 평창동 서울옥션하우스에서 열린 제91회 미술품 경매에서 조르쥬 브라크의 ‘정물’이 3억2000만원에, 마르크 샤갈의 ‘봉헌’이 2억9000만원에 낙찰됐다. 기대를 모았던 이중섭의 ‘통영풍경’(예정가 4억원)은 유찰됐다. 고가의 해외 미술품이 낙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옥션 전시경매기획팀의 구화미씨는 “외국작품 고객층이 많지 않아 경매에 내 놓는 것 자체가 모험이었는데 의외의 성과였다”며 “외국작품에 대한 수요층이 확실히 자리 잡았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미술시장의 국제화가 가파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어떤 작품들이 얼마에 거래되고 왜 인기가 있는 지, 그리고 어떻게 살 수 있는 지 등을 알아본다.

∇늘어나는 외국그림 수입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말까지 외국그림(회화 데생 파스텔) 수입액(전시를 위한 일시반입은 제외)은 4572만 달러(502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4628만 달러에는 못 미치지만, 2002년 2800만 달러의 2배에 육박하는 액수다.

수입그림의 77%는 미국산. 지난해 80%에서 다소 낮아진 것은 시장의 다각화 때문이다. 데미안 허스트 등 영국 젊은 작가들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영국 작품 수입액이 지난해 1238만 달러에서 1675만 달러로 늘었다. 일본은 4848달러에서 6457달러로, 중국도 1000달러에서 6000달러로 각각 증가했다.

그림 수입뿐 아니라 전시도 많다. 지난해 11월 17세기 네덜란드 회화전에 20만 명의 관람객이 몰린데 이어 올해 샤갈 서울전에는 50만 명의 관람객이 찾았다. 미술전시의 외국작가전도 블록버스터가 됨을 보여준 셈이다.

올해는 달리(6월), 앤디워홀(9월), 신디셔먼 & 바네사 비크리포트(21일까지), 에바 헤세(27일까지) 등 미술사에 남는 거장들의 작품전이 줄을 잇고 있다. 사진 분야에서도 으젠느 앗제(8월),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8월), 헬뮤트 뉴튼(7월) 등 거장들의 전시가 꾸준히 이어졌다. 거래도 활발하게 이뤄져 실제 200만∼2000만 원대에 나왔던 앗제의 작품들 70% 가량이 팔렸고, 대부분 4000만∼5000만 원대의 고가인 앤디워홀의 작품들도 절반가량 팔려 국내 미술시장의 불황을 무색케 했다.

∇왜 외국 그림?

일찍이 해외 미술시장 개척에 눈을 돌렸던 국제갤러리의 이현숙 사장은 “미술 분야 관람객들과 컬렉터들의 눈이 열린데다, 국내경기와 상관없이 언제든 사고팔기가 가능한 해외시장의 매력이 널리 알려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년 전부터 외국작품 구입에 집중해온 한 컬렉터는 “마음에 드는 미술품을 사더라도 나중에 되팔기가 쉬워야 하고 되팔 때 이왕이면 손해 보지 않아야 하는데 외국작품들 중에는 이런 조건에 들어맞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외국그림을 사려면?

외국작품을 많이 거래하는 화랑을 통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국제, 가나아트, 인, 박여숙, 서미아트, PKM 등의 화랑이 꼽힌다. 인터넷 사이트(www.artnet.com)에서는 어떤 작가의 작품을 어느 화랑에서 구입할 수 있는지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크리스티(christies.com)나 소더비(sothebys.com)의 경매사이트도 도움이 된다.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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