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언론자유 60점…방송 독립안돼”

  • 입력 2004년 4월 7일 16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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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의 언론 자유 정도가 100점 만점에 60점으로 하위권에 머물렀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방송의 경우 정치적으로 독립돼 있지 않고 노조의 영향력이 큰 점이 언론 자유를 침해하는 주요 요인으로 지적됐다.

언론계 원로들의 모임인 대한언론인회(회장 이정석·李貞錫)는 7일 '2003 한국 언론 자유 상황 보고서'를 내고 신문과 방송의 언론 자유의 정도를 수치화해 발표했다.

언론계 중진들과 원로 언론학자 6명으로 구성된 평가위원회가 언론 통제 방식을 법제, 정치, 언론 내부, 경제, 사회 윤리적 통제 등 5개 영역 30개 항목으로 나누어 7점 척도로 언론 자유 정도를 평가한 결과는 평점 4.2점이었다. 7점은 '대단히 자유로운 편', 4점은 '자유와 통제의 중간', 1점은 '대단히 통제 받는 편'이다.

평가위는 "4.2점을 100점 만점으로 환산하면 60점 정도로 한국의 언론 자유 상황이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고 해석했다.

항목별 결과에 따르면 '조금 통제받는 편'인 3점 이하로 언론의 자유를 저해하는 주요 요인으로 지적된 항목이 매체간의 갈등(2.5점) 방송의 정치적 독립(2.6점) 언론 노조의 영향과 압력(2.6점)이었다.

평가위원회 관계자는 "언론 노조의 경우 신문보다 방송 노조의 영향력이 특히 커서 전반적으로 언론의 자유를 크게 훼손하는 요인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또 공무원에 대한 접근성이 낮고(3.1점) 브리핑, 보도자료 등에 의한 정부의 정보 공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점(3.8점)도 언론의 자유를 저해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반적으로는 언론의 자유가 법제적 통제(4.9점)보다는 언론 내부의 통제와 수용자나 시민단체 등에 의한 사회 윤리적 통제(각각 3.9점), 정치적 경제적 통제(각각 4.2점)에 의해 침해당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한언론인회는 언론 자유 신장을 위해 △정부는 취재의 자유를 보장하고 △언론 매체와 시민 사회단체들은 언론의 다양한 목소리를 포용하며 △공영방송은 정치적 독립성과 보도의 공정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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