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파고드는 발톱…맨살의 비명

  • 입력 2003년 8월 17일 1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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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톱이 살을 파고드는 경우 대부분 가볍게 여기다가 악화돼 고생하곤 한다. 초기에 간단한 수술을 받으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동아일보 자료사진
발톱이 살을 파고드는 경우 대부분 가볍게 여기다가 악화돼 고생하곤 한다. 초기에 간단한 수술을 받으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동아일보 자료사진
회사원 전모씨(33·서울 종로구 동숭동)는 올여름 내내 발톱에 생긴 염증으로 고생이다. 두 달 전 오른쪽 엄지발톱을 깎다 발톱 끝부분을 잘못 깎아 피가 나면서 염증이 생긴 것. 1∼2주가 지나자 통증이 심해져 제대로 걷지도 못했다. 담당의사는 발톱이 살을 파고드는 ‘내향성 발톱’ 때문에 염증과 통증이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내향성 발톱은 발톱무좀과 더불어 가장 흔한 발톱 질환이다.

정상적인 발톱은 반듯하게 자라지만 내향성 발톱은 가장자리가 구부러져 자라면서 살 속을 파고들어가 염증이 생기고 심한 통증을 일으킨다.

▼정상발톱 ▼살로 파고든 발톱 ▼C자형 발톱

발톱은 딱딱하다고 알기 쉽지만 발톱에 압력을 주면 플라스틱과 같이 쉽게 구부러진다. 또 발톱은 힘주는 방향으로 유지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발톱 양 옆에 압력을 주면 안으로 파고들어가는 성질이 있다.

▽내향성 발톱의 종류와 원인=발톱은 정상이지만 양끝부위가 C자로 휜 것과 발톱 무좀 등으로 발톱이 두꺼워진 것 두 가지가 있다.

발톱 모양이 C자로 휜 것은 젊은 사람에게 많다. 대부분 발톱을 잘못 깎아서 생기며 염증이 생기면서 매우 아픈 것이 특징. 반면 발톱무좀으로 생긴 내향성 발톱은 나이가 든 사람에게 많으며 통증은 심하지 않다.

20, 30대 젊은층에서 내향성 발톱은 꽉 끼는 신발로 인해 생기며 여성은 특히 앞이 뾰족한 형태의 구두를 신을 때 잘 생긴다. 앞이 꽉 끼는 신발을 신게 되면 안쪽 엄지발톱이 신발에 닿아 눌려 발톱이 안으로 파고들기 때문.

군인도 군화를 신고 오랫동안 행군이나 뜀박질을 할 경우에 잘 나타나며 유전적 원인도 있다.

▽염증 줄여야=당장 붓고 아프면 항생제와 소염제 등으로 해결한다. 또 꼭 끼는 신발 대신 샌들을 신고 하루에 2번 정도 더운물에 담그는 것도 염증을 줄이는 방법이다. 증세가 참을 수 있을 정도면 발톱 끝 아랫부분에 솜을 넣어 속살과 발톱 사이가 뜨게 해서 치료할 수 있다. 이 경우 20∼30%에서 효과가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치료는 수술. 예전에는 발톱 주위에 부분마취를 한 뒤 발톱의 일부 또는 전부를 잘라내는 수술을 주로 했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도 재발률이 70%나 된다. 만약 3, 4번 계속 재발한다면 발톱의 뿌리를 같이 제거한다.

발톱 귀퉁이 일부와 그 발톱이 얹히는 부분을 잘라낸 뒤 그 밑에 있는 발톱 뿌리의 일부를 제거하는 것. 발톱 뿌리를 제거하기 위해서 레이저, 긁는 기구, 전기소작기 등이 사용된다.

발톱의 뿌리를 제거하면 재발이 거의 없다. 수술은 15분 정도면 끝날 정도로 간단하며 바로 정상적인 활동이 가능하다. 보험혜택이 있어 1만∼5만원.

만약 당뇨병이나 혈관이 막혀 살이 썩는 버거병 등이 있는 환자가 수술을 받으면 상처가 아물지 않고 덧나는 부작용이 생긴다. 이때는 먼저 항생제를 사용해 염증을 가라앉히고 발톱 일부분만 제거하는 수술을 받는다.

▽발톱은 네모 모양으로=발톱은 둥글게 깎지 말고 네모 모양으로 깎는다. 이때 발톱의 길이는 발가락 끝에서 약간 나온 것이 좋다. 특수하게 고안된 발톱깎이(앞이 볼록함)로 깎으면 발톱이 둥글게 깎이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또 깎은 뒤엔 손톱 가는 줄로 매끈하게 다듬는다.

웬만하면 신발 앞볼이 넓은 것을 신는다. 신발은 너무 작지도, 조이지도 않는 적절한 크기를 선택한다. 대개의 경우 손가락 한 개 정도 들어가는 크기면 된다. 양말도 마찬가지로 너무 조이지 않는 것을 신는다.

(도움말=을지의대 족부정형외과 이경태 교수, 서울 강남구 김성완 피부과 원장)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손톱에 홈 파이면 빈혈 의심 ▼

‘손톱을 보면 건강을 알 수 있다.’

손톱은 동맥과 정맥이 이어지는 민감한 부위를 보호한다. 손톱은 단백질이 여러 층으로 겹쳐진 구조를 가진 ‘케라틴’으로 이뤄져 있으며 매달 2.5mm씩 자란다. 건강한 사람의 손톱은 선홍색을 띠며 손톱을 누르면 유연성과 단단함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손톱의 밑부분에 있는 흰색의 반달모양은 가는 혈관과 신경이 많이 분포돼 손톱의 신진대사와 수분 공급을 맡고 있으나 크기가 건강의 척도는 아니다.

손톱에 흰색의 세로 줄이나 점이 보이는 것은 손톱 바닥이나 손톱 판이 손상되면서 일어나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 자주 생기며 대개 손톱이 자라면 없어진다.

손톱이 노란색을 띠고 자라지 않으면 만성 기관지염과 같은 만성 호흡기질환이 있는 경우다. 손톱에 숟가락처럼 오목하게 홈이 파이면 철분 결핍성 빈혈을 의심할 수 있다. 심하면 그 오목한 부위에 물 한 방울이 얹어질 수 있을 정도가 된다.

손톱에 가로줄 모양의 함몰이 있다면 급성 심근경색이나 홍역 폐렴 고열 등의 질환 때문에 일시적 성장이 중단된 것.

또 손톱에 광택이 없고 불투명하면서 손톱 끝에 까만 밴드가 나타나면 암이나 심부전증 당뇨병 등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도 생길 수 있다. 손톱이 둥글게 말리면서 손가락 끝이 곤봉처럼 둥글게 된다면 체내 산소 부족을 의미하는 것으로 폐질환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강희철 교수는 “손발톱 건강을 위해선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 수분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손톱 화장을 지우기 위해 아세톤을 쓰거나 손톱 강화를 위해 톨루엔이나 포름알데히드 성분이 포함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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