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原典 충실… 인물 재해석… 어떤 ‘삼국지’ 읽을까

  • 입력 2003년 8월 5일 17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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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량이 동남풍을 불러 조조의 100만 대군을 물리친 ‘적벽대전’의 명소인 중국 후베이성 적벽. KBS1 ‘TV, 책을 말하다’는 삼국지를 소개하면서 그 현장도 찾아간다. 사진제공 www.3kingdoms.net
제갈량이 동남풍을 불러 조조의 100만 대군을 물리친 ‘적벽대전’의 명소인 중국 후베이성 적벽. KBS1 ‘TV, 책을 말하다’는 삼국지를 소개하면서 그 현장도 찾아간다. 사진제공 www.3kingdoms.net
“삼국지를 적어도 3번은 읽어야 농구 감독이 될 수 있다.”

프로농구단 울산 모비스 오토몬스의 최희암 감독의 말이다. 국사(國事)와 군사(軍事)의 교과서였던 삼국지가 이제는 기업 경영과 대입 논술시험, 운동 경기를 꿰뚫는 교본이 됐다. 그러나 방대한 분량 때문에 읽지 못한 이들은 여름 휴가철에 삼국지 완독에 도전하기도 한다.

KBS1 ‘TV, 책을 말하다’(목 밤 10시)는 여름 특집으로 삼국지를 다양한 시각으로 해석한 작가들과 만나 삼국지들의 특징을 짚는다. 6월 출간된 작가 황석영의 ‘삼국지’는 정역으로, 작품 속 한시(漢詩)들이 보존돼 있는 등 나관중의 원작에 충실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길산’(74년)에서 보여준 새로운 인물평을 기대한 독자도 있겠지만, 황씨는 인터뷰에서 “고전은 원래의 틀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발한 재구성이 돋보이는 만화가 고우영의 ‘삼국지’(78년)는 당시 군사 정권의 검열 때문에 작품 속에 지도층의 부패를 맘껏 표현하지 못하고 무수한 수정과 삭제를 당했다. 고씨는 초선의 치마에 뚫린 구멍이 지워진 사연 등 작품에 얽힌 뒷이야기를 들려준다.

97년 ‘삼국지’를 낸 김홍신 한나라당 의원은 “아들이 삼국지를 읽는 것을 보고 한글 세대가 읽기에 적합한 삼국지를 쓰게 됐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조조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일본 작가 요시카와 에이지의 번역본은 일제 강점기에 도입된 뒤 후대에 큰 영향을 끼쳤다. 50,60대 장년층이 주로 읽은 박태원의 삼국지는 국내 작가 중에서 처음으로 요시카와 번역본의 영향에서 벗어난 작품이었고 박종화의 삼국지는 고풍스런 멋이 매력이다. 이문열의 삼국지는 대표적 평역으로 인물에 대한 작가의 적극적 해석이 특징이다.

이 프로그램은 도원결의 삼고초려 적벽대전 등 삼국지의 주요 사건이 일어난 현장과 관우가 죽은 뒤 나무들이 일정 높이 이상 자라지 못한다는 관릉(관우의 무덤)도 답사한다.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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