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레오나르도 다빈치 데생전 런던 버킹엄궁서 열려

  • 입력 2003년 5월 29일 19시 52분


코멘트
레오나르도 다빈치 작 ‘레다의 머리’(1505∼6년 추정·왼쪽)와 그로테스크풍 데생 작품(1485∼90년 추정).-사진제공 영국왕실 컬렉션
레오나르도 다빈치 작 ‘레다의 머리’(1505∼6년 추정·왼쪽)와 그로테스크풍 데생 작품(1485∼90년 추정).-사진제공 영국왕실 컬렉션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완벽한 아름다움과 추함에 동시에 매료됐던 레오나르도 다빈치(1452∼1519). 그의 데생전 ‘레오나르도 다빈치:신성(divine)과 괴기(grotesque)’가 11월9일까지 런던 버킹엄궁 내 퀸스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고 AP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갤러리측은 이 전시에 대해 “평생에 걸친 다빈치의 인체 탐구를 보여주는 최초의 전시”라고 소개했고, 큐레이터 마틴 클레이튼은 “다빈치가 놀라운 데생 실력으로 일부러 추한 것을 그렸다는 게 이 전시의 매력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최후의 만찬’ 스케치를 비롯해 소년과 노인의 머리 스케치 등 총 77점의 석탄 또는 잉크 데생은 모두 영국 왕실 컬렉션에서 엄선했다.

다빈치는 초기에 인간의 미(美)에 대한 과학적 법칙을 찾으려 했으나 곧 그런 시도를 중단하고 인체를 실물에 최대한 가깝게 묘사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영국위성뉴스 인터넷판은 “다빈치는 인체를 객관적으로 탐구하면서 인간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획일적인 규칙이 아닌 무한한 다양성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평했다.

그는 인간의 추함까지도 화폭에 그대로 옮기는 한편 상상력을 발휘해 인체의 비율을 일부러 왜곡시켜 희극적인 그로테스크함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로테스크한 그림들은 많은 미술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쳐 다빈치의 ‘기괴한 천재(bizarre genius)’로서의 이미지를 굳히는 데 일조했으며 그런 작품들은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모나리자’보다 더 유명했다.

이 밖에 다빈치의 과학적 재능이 드러나는 작품으로는 두개골·뼈·구강(口腔)구조 등의 세밀화와 특이한 발명품의 구조도 등이 선보인다.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