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키워요]사회성 길러주려면 애정 '많이' 큰소리 '적게'

  • 입력 2003년 3월 11일 17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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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는 애정 표현을 더 많이, 아들에게는 소리지르지 마세요”

대부분의 부모가 바라는 유능한 아이는 지적으로 유능한, 즉 ‘똑똑하고 공부 잘하는 아이’일 것이다. 요즘 아이들은 부모의 지나친 기대와 과열된 조기 교육으로 인해 지난 세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스트레스 수준이 높고, 일찍부터 인지적으로만 과다하게 노출된 결과 사회성 발달이 미숙하게 되었다.

그에 따라 사회적 집단에서 잘 적응하지 못하고, 대인관계에서 공격적이거나 위축되는 등 사회적으로 유능하지 못한 행동을 보이는 아동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그 극단적인 현상은 ‘왕따’와 같은 집단 따돌림의 형태다.

사회적으로 유능한 아이는 긍정적인 정서를 많이 나타낸다. 평소에 잘 웃고 유쾌한 아동은 또래에게 인기 있고, 친사회적 행동을 더 많이 보이고, 공격적인 행동은 덜 보인다.

반면에 자신의 정서를 잘 조절하지 못하며, 잘 좌절하고 화를 자주 내는 아동은 공격적인 행동을 나타내기 쉬우며 위축된 행동도 더 많이 나타낸다. 이 아동들은 교사들로부터 사회적으로 유능하지 못하다고 평가받을 뿐 아니라 또래들로부터도 배척된다.

부모의 자녀 양육 방식도 아이에게 영향을 미친다. 부모가 애정을 많이 보이고, 협력적이며 자녀에게 긍정적인 정서를 많이 표현하고, 민감하고 적절하게 반응할수록 아동은 더 친사회적으로 되고 위축되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적게 보이고, 또래에게 거부되지 않고 더 잘 수용된다.

반면 부모가 자녀의 신호에 적절하게 반응하지 못하고 부정적 정서 및 통제를 많이 보이며, 강압적으로 자녀를 대하거나 자녀와의 상호작용을 회피할 때 아동은 더 공격적으로 행동하고, 위축되며, 사회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나타낸다.

특히 부모가 딸에게는 민감하고 긍정적으로 양육할수록, 아들에게는 부정적인 통제 행동을 적게 하고, 부정적인 정서를 표현하지 않을수록 자녀는 사회적으로 유능하다고 평가된다.

아동의 유능성은 타고난 측면도 있지만 사회적 경험을 통해서도 길러진다. 특히 또래와의 놀이 경험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적당한 방법으로 나타내고, 타인의 생각을 이해하고, 서로의 의견을 절충하는 과정을 많이 가질수록 사회적 유능성이 커진다. 따라서 자녀가 또래들과 잘 어울리고, 여러 상황에 효율적으로 잘 대처하고, 건강한 자아를 갖기를 원한다면 부모는 무엇보다도 자녀가 또래와 놀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갖게 하고, 자녀를 믿어주고, 애정을 표현하고, 자녀가 경험을 통해 스스로 유능한 아이로 커가도록 해주어야 할 것이다.

박경자 연세대교수·아동가족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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