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형 문화재 단체종목 30% 원형훼손 등 문제

  • 입력 2003년 3월 10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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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이 지정한 ‘무형문화재 단체 종목’ 56개 중 약 30%가 원형이 훼손되거나 체계적인 분류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역사민속학회(회장 박경하)가 문화재청의 의뢰를 받아 지난해 8월부터 4개월 동안 전국 무형문화재 단체 종목을 조사한 결과 원형 훼손 등의 문제가 있는 종목이 17개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역사민속학회는 7일 서울 중구 대우재단빌딩 회의실에서 ‘무형문화재 단체 종목의 현황과 그 대안 모색’이라는 제목으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는 이필영 한남대 교수(역사교육) 등 30여명이 참가했다.

결과에 따르면 기지시줄다리기, 은산별신제, 피리정악 및 대취타, 안동차전놀이, 위도띠뱃놀이 등은 지정 당시에 원형이 훼손됐거나 원형을 정확하게 찾지 못한 종목으로 지적됐다. 현재 기지시줄다리기에는 당제와 줄다리기를 함께 하는 것으로 지정됐으나 두 행사는 원래 서로 다른 시기에 행해졌던 것이다.

‘띠뱃놀이’도 원래 ‘띠배굿’이나 78년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놀이’로 바꾼 것이다.

무형문화재 제84호인 ‘농요’ 중에서도 고성농요와 예천통명농요는 하위 단위로 분류된 반면 남도들노래는 제51호로 따로 지정돼 있는 등 분류 체계에도 문제점이 드러났다.

진주검무 위도띠뱃놀이 구례향제줄풍류 고성농요는 전수 회관 관리에 문제점이 드러났고, 승전무 서해안배연신굿은 사실상 사회 교육이 중지된 상태다. 이처럼 전수에 어려움이 있거나 사회 교육 방법을 찾지 못한 종목도 1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조사 결과를 종합 발표한 주강현 우리민속문화연구소장은 △무형문화재 보존회가 재정적으로 어렵거나 특정인에 좌우되는 경우 △기능 보유자가 고령이거나 △무속 신앙이라는 이유로 사회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를 들어 “무형문화재 전승에 재정 지원과 옴부즈맨 활용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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