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달리는 탤런트' 윤희주, 전문가 한말씀 들었더니…

  • 입력 2003년 3월 2일 17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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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탤런트’ 윤희주가 야외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 전문의로부터 달리기 자세를 점검받기 위해 가볍게 뛰고 있다.권주훈기자 kjh@donga.com
‘똑똑한 탤런트’ 윤희주가 야외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 전문의로부터 달리기 자세를 점검받기 위해 가볍게 뛰고 있다.권주훈기자 kjh@donga.com
봄은 러너(Runner)에게서 먼저 왔다.

요즘 아침마다 전국의 강 둔치나 마을 산책로에는 최근 달리기에 입문했거나 겨울 동안 잠시 쉬었다가 다시 운동화를 맨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런데 달리기 초보자뿐 아니라 웬만큼 달린 사람 중에서도 자신에게 가장 맞는 자세나 부상에 대해 무관심한 사람이 적지 않다. 건강을 위해 달렸지만 몸을 상해 병원을 찾기도 한다. 특히 중년은 운동에 입문하기 전에 심폐기능을 점검하고 자세를 교정 받는 것이 좋다.

마라톤 예찬론자인 ‘똑똑한 탤런트’ 윤희주(24)는 ‘달리기 맞춤 처방’의 필요성을 알고 서울 을지병원 정형외과의 이경태 교수를 찾았다. 그녀는 고2 때부터 달리기를 즐겼지만 지난 겨울에는 헬스클럽의 트레드 밀에서만 뛰었다. 봄을 맞아 다시 밖에서 뛰기 전에 이 교수를 찾은 것.

요즘 MBC 일요 아침드라마 ‘기쁜 소식’에 출연 중인 그녀는 미국과 일본의 대학에서 신문방송학과와 무역학과 학위를 받았고 미스 인터내셔널 하와이 대표를 지낸 이력이 말하듯 지(知)와 미(美)를 겸비한 탤런트. 운동이 온몸에 배인 강인한 여성이기도 하다.

그녀는 을지병원 인근의 동네 운동장에서 직접 달렸고 이 교수는 자세를 체크했다.

이 교수는 “오랫동안 운동한 것이 몸에 배어 있다”면서 “전반적으로 90점을 넘는 달리기 자세”라고 평가했다.

자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몸의 축(軸). 상체는 땅바닥과 수직인 상태여야 하고 양다리는 각각 가랑이 중심과 무릎 중심, 검지 발가락이 일직선이 돼야 한다. 일반인들은 ‘차려’ 자세에서 힘을 빼고 가장 편하게 느끼는 동작으로 달리면 된다. 이때 시선은 자연스럽게 앞을 향하도록 한다. 그녀의 축은 ‘프로’에 가까웠다.

그녀는 초등학교 때 기계체조, 고교 때에는 합기도를 했다. 고2 때부터 달리기를 즐겼고 애완견과 함께 하와이의 와이키키 해변과 호놀룰루 워터프런트공원을 달리고 또 달렸다. 1998년과 이듬해에는 하와이 해변마라톤을 완주하기도 했다. 2001년 귀국해서는 1년 이상 한강 둔치를 달렸다.

“차인표 선배가 영동대교에서 여의도까지 뛴다는 소식을 듣고 따라했어요. 그런데 공기가 너무 탁해서 반포대교와 여의도를 왕복하는 것으로 코스를 바꿨죠.”

그녀는 “서울은 스모그 때문에 나쁜 공기가 자욱이 깔린 아침보다는 나쁜 공기가 올라가 상대적으로 공기가 깨끗한 저녁이 달리기에 좋다는 소식을 듣고 저녁에 뛰었다”고 말했다. 이 교수도 “어느 정도 일리 있다”며 거들었다.

그녀는 달리기의 장점에 대한 말을 이어나갔다.

“촬영 때 야식이 오면 참는 법이 없는데도 살이 찌지 않아요. 선배 탤런트도 저의 식성에 감탄해요. 별도로 피부관리를 받을 필요도 없지요. 무엇보다 몸이 가뿐해서 생기는 자신감은 말로 표현하지 못하죠. 성격이 밝은 것도 달리기 덕분 같아요.”

이 교수는 그녀의 자세에서 발견한 ‘옥에 티’를 얘기했다.

첫째, 발 문제.

달릴 때 발뒤꿈치가 땅에 먼저 닫는 것이 자연스러운데 그녀는 앞꿈치가 먼저 닿는다는 것. 새로 구입한 신발이 문제였다. 새 운동화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A급 마라톤화였지만 그녀의 발보다 약간 컸던 것.

“운동화는 가볍고 발이 자연스럽게 구부려지며 뒷 발목을 넓고 충분히 감싸야 합니다. 뒤축이 흔들리면 좋지 않아요. 깔창의 쿠션이 좋고 부드러우면 더 좋죠. 굽 바깥쪽이 다른 사람보다 빨리 닳는 사람은 쿠션이 좋은 것, 굽 안쪽이 먼저 닳는 사람은 굽의 축이 단단한 것을 고르는 것이 좋아요.”

둘째, 팔 자세.

일반적으로 팔은 앞뒤로 자연스럽게 흔드는 것이 좋은데 그녀는 약간 옆으로 벌어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 이럴 경우 에너지 소모가 심해서 본격적인 ‘경주’에 나가면 부담이 된다.

그녀는 발목에도 약간 문제가 있었다. 대학에서 치어리더를 하다가 발목을 다쳤고 이 때문에 많이 뛰면 붓고 자세가 흐트러지는 것. 이 교수는 발목 강화 스트레칭법을 가르쳐 주고 통증이 생기면 무리하지 말고 병원을 찾으라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그녀가 이 교수에게 물었다.

“두 번 들이마시고, 두 번 내쉬는 것이 좋다고 들었는데 정말 그런가요?”

“마라톤에 맞는 특별한 호흡법은 없습니다. 자신한테 가장 잘 맞는 방법으로 호흡하면 됩니다.”

그녀는 봄바람에 좀 더 온기가 스며들면 밖으로 나갈 예정이다. 경기 부천시 온수동 집 부근에서 마음껏 달릴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초보 달리기 10계명▼

①달리기 전후에 스트레칭을 하고 5 분 정도 걷는 워밍업을 하고 달린 다.

②옆 사람과 대화가 가능한 속도로 뛴다.

③일정한 거리가 아니라 일정한 시간 을 정해서 뛴다.

④달리는 거리를 1주에 10% 이상 늘 리지 않는다.

⑤이유 없이 아프면 멈춘다. 뛰기 시 작하면 온몸 곳곳이 아픈데 이는 정 상이며 2∼3㎞를 뛰면 사라진다. 특 히 무릎과 발목이 시큰거리거나 아 프면 즉시 멈춘다

⑥처음에는 평지에서 뛴다.

⑦섣불리 경주에 참가하지 않는다.

⑧평소 하체를 단련하는 웨이트 트레 이닝을 한다.

⑨가능하면 비타민 C, E와 셀레니움 등 항산화제를 복용한다.

⑩자기 전에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고 발가락 사이와 발바닥을 주무른다.

▼달리기 부상 막으려면▼

달리기 부상은 무릎, 발, 엉덩이와 사타구니, 허리 순으로 많이 생긴다.

부상을 예방하려면 스포츠의학 전문의의 도움을 받고 운동을 시작하거나 제대로 된 동호회에 가입해 달리는 것이 좋다.

부상이 생기면 우선 관절염, 척추질환의 유무를 확인하고 이런 질환이 아니라면 일단은 쉬면서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도록 한다. 증세가 가벼워져 정 뛰고 싶을 때에는 달리는 시간, 강도, 빈도를 줄여야 하고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에 다치기 전보다 2배 이상의 시간을 배정해야 한다.

부상을 무시하고 무리해 계속 달리면 뼈가 부러지거나 힘줄, 인대가 상해서 영영 뛸 수 없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스트레칭은 부상의 회복과 재발 방지에 도움이 된다. 다음은 부상 부위별 스트레칭법.

▽발바닥 뒷부분이 아플 때=발바닥의 힘줄을 싸고 있는 막에 염증이 생긴 족저건막염일 가능성이 크다. 아침에 일어나서 첫발을 디딜 때나 오랫동안 앉았다가 일어날 때 특히 아프다.

초기에는 ‘아킬레스건 스트레칭’을 한다. 벽에 손바닥을 대고 자연스럽게 선다. 아픈 발을 어깨 넓이만큼 뒤로 빼고 앞다리는 약간 구부린 다음 몸을 벽 쪽으로 민다. 이때 양발은 붙여야 한다. 한번에 25번씩 하루 3, 4번 한다. 또 골프공이나 차가운 캔을 발바닥 앞에서 뒤꿈치 쪽으로 굴리는 것을 수시로 하면 좋다.

이와 함께 소염진통제를 복용하고 특수 깔창을 깐 신발을 신으면 대부분 자연스럽게 낫는다. 그러나 통증을 무시하고 무리해서 뛰면 마라토너 황영조, 이봉주처럼 수술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

▽발목이 아플 때=아픈 쪽 한발로 서서 힘차게 팔을 흔들며 걷는 ‘노르딕 스트레칭’을 한다.

▽무릎이 아플 때=‘넓적다리 강화운동’을 한다. 아픈 쪽 다리의 발목에 모래주머니를 차고 앉아서 다리를 쭉 펴고 굽히는 것을 반복한다.

을지대의대 서울 을지병원 정형외과 이경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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