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무연의 젊게 삽시다]달려봐요, 몸이 달라져요

  • 입력 2003년 2월 27일 17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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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보다 일주일가량 봄이 빨리 올 거라는 기상청의 예보는 겨우내 널찍이 펼쳐진 운동장과 트랙을 꿈꿨던 조깅족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국내 운동 인구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작년 통계에 따르면 아마추어 마라톤 인구가 약 10만명, 배드민턴 165만명, 수영 153만명, 볼링 140만명 등으로 생활 스포츠 인구까지 합하면 한 집 걸러 하나씩 운동 선수를 배출해도 될 만한 인원이다.

전문가들이 주장하는 ‘운동이 몸에 좋은 이유’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미국 심장학회 제럴드 플레처 박사는 “운동은 나이와 몸무게, 혈압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의 혈압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스탠퍼드대 연구팀의 조사에 따르면 오래 사는 데는 운동 능력이 가장 중요한 결정 요인이라고 한다. 가장 운동 능력이 떨어지는 층은 가장 뛰어난 층에 비해 6년 내에 사망할 확률이 4.5배나 높다고 하니 흘려들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캘리포니아 주립대에서는 매일 조깅을 하면 날씬한 몸매 유지는 물론 알츠하이머병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한편 미국 암학회에서는 폐암, 직장암 등에 걸리지 않으려면 적당한 운동이 필요하다고 권하고 있다.

그렇다면 운동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절대적인 건강 지킴이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필자가 알고 있는 한 중년 남성은 퇴근 후에 매일 골프 연습장을 찾아 200개에 가까운 공을 쳐왔노라고 으스댔다. 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병원 신세를 지게 됐다. 피로에 지친 몸에 엉성한 자세로 골프채를 무리하게 휘두르다보니 허리를 삐끗한 것이다. 88%가 수분으로 이루어진 척추 디스크에서 하루 종일 수분이 천천히 빠져나와서 디스크가 얇아지게 되고, 거기에 피로 물질까지 겹치게 되면서 골프채를 무리하게 휘두르는 게 척추 관절에 큰 부담을 준 것이다. 가벼운 고혈압 증세를 갖고 있던 한 중년 여성은 동트기 전 강변을 달리다가 갑자기 뒷목이 뻣뻣해지면서 사지가 굳는 현상을 경험했다. 그 후 그녀는 감히 운동복을 꺼내 입지 못하게 됐다. 이런 사람들은 왜 남들이 다 좋다는 운동을 해서 득은커녕 해만 입은 것일까? 운동에 노력과 시간을 투자한 만큼 효과를 거두는 방법은 무엇일까?

첫째, 준비를 철저히 하자. 운동복 하나를 골라도 상하체 움직임이 편안한 것으로, 운동화 또한 목적에 맞게 고른다. 땀복을 입고 뛰어야 살이 잘 빠진다고 해서 무작정 입으면 탈수증을 초래할 수도 있다. 전신의 근육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운동 전 필수 준비 사항이다.

둘째, 사전에 필요한 운동 처방을 받자. 표준 체중을 초과하거나 비만자의 경우, 평상시 가슴 통증이나 호흡 곤란, 두통 등의 증상을 자주 느끼는 경우, 고혈압 고지혈증 환자, 관절염 요통 환자들의 경우는 반드시 운동 전 전문의를 찾아 의견을 구해야 한다.

셋째, 분수에 맞지 않는 과도하고 무리한 운동은 삼가자. 남에게 과시하고 싶은 마음으로 자기 체중의 배가 넘는 역기를 들거나, 운동 첫날부터 한 시간 이상 과도하게 전력 달리기를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운동 강도는 자신의 최대 운동량의 약 70% 수준으로 주 3∼5회가 적당하다.

미국 질병 통제예방센터의 보고에 따르면 50세 이상 미국인 3명 중 한 명이 운동 부족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성인들의 운동 실천율도 매우 낮아서 약 6.8%에 불과하다.

노화를 억제하는 돌연변이가 발견됐다는 발표도 있고, 자신과 꼭 닮은 복제 아이를 탄생시킬 수도 있다는 다소 위험한 실험 결과도 나와 있다. 하지만 발전된 기술에 내 몸을 의지하는 것은 훗날의 일이다. 우선 내 몸을 내 힘으로 지켜내기 위해 운동을 단순히 운동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내 몸에 꼭 필요한 필수 영양소로 소화시킬 수 있는 올바른 실천이 중요하다.

다음은 운동을 습관화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 ①즐길 수 있는 운동을 선택한다 ②실현 가능한 목표를 세운다 ③새로운 생활 규칙에 몸이 적응할 시간을 가진다 ④당장 눈에 띄는 결과가 없더라도 좌절하지 않는다 ⑤운동을 하루 걸렀다고 포기하지 않는다. 다음 날부터 계획대로 하면 된다 ⑥적절한 운동 동기(動機)를 만들기 위해 파트너를 구한다 ⑦운동 계획을 짤 때는 쉬는 날도 며칠 집어넣는다 ⑧몸이 하는 말을 듣는다. 운동 중간이나 후에 호흡 곤란, 실신, 지속적인 쇠약이 느껴지면 의사와 상담한다 ⑨움직일 때 무리가 있다면 물에서 하는 운동이 좋다. 저항성을 길러주고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

이무연 제롬 크로노스 원장·의사 mylee@GeromeKron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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