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시원한 물 하루 8잔 마시면 '보약'

  • 입력 2003년 1월 5일 17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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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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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유엔이 정한 ‘세계 물의 해(Inter-national Year of Fresh Water)’. 인간이 물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고 오염과 남용으로 세계적인 물부족을 초래한 데 대해 경종을 울리기 위해 지정됐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탈레스는 “물은 만물의 근원”이라며 모든 우주의 이치를 물로써 설명했다.

인체를 소우주로 봤을 때 이 말은 그대로 일치한다. 물은 인체의 근원인 것이다.

▽물이 몸을 만든다=물은 산소와 함께 인체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 요소. 소화, 흡수, 순환, 배설 등 각종 신진대사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혈액과 림프를 구성하는 주요성분이며 체온을 유지하고 건강한 피부와 근육을 만들어 준다. 또 관절에는 윤활유 역할을 하기도 한다. 몸에서 물이 차지하는 비율은 60∼85%. 이 중 1∼2%가 빠져나가도 심한 갈증과 고통을 느끼게 된다. 5%가 빠져나가면 혼수상태, 12%를 잃으면 죽게 된다.

각 장기 및 기관에서 물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물이 몸을 만든다는 표현이 결코 과장이 아니다. 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뇌 75%, 심장 75%, 폐 86%, 간 86%, 신장 83%, 근육 75%, 혈액 83% 등.

사정이 이렇다 보니 사람들은 음식을 먹지 않고도 한달 이상 생존할 수 있지만 물을 마시지 못하면 7일도 못 견디고 죽게 된다.

▽현대인은 탈수증 환자=인체의 수분은 하루에 호흡시 날숨으로 0.6l, 피부에서 증발로 0.5l, 대소변으로 1.4l 등 총 2.5l가 빠져나간다. 반면 음식 섭취와 몸속의 대사과정 등을 통해 보충되는 양은 고작 1l 정도다. 따라서 성인 기준으로 하루 평균 1∼2l의 물을 추가로 마셔야 한다.

그렇지만 국내 성인의 하루 물 섭취량은 평균 0.6l로 턱없이 모자란 실정이다. 게다가 술과 담배, 커피 등 ‘물의 적(敵)’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 알코올은 소변을 보는 과정에서 혈액 속의 수분을 함께 끌어내며 담배연기는 호흡기 점막의 수분을 증발시켜 버린다. 커피에 들어있는 카페인 역시 탈수현상을 부추긴다.

현대인의 만성 탈수증세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다이어트를 위해 이뇨제를 먹을 경우 오줌으로, 사우나 한증막을 이용할 경우 땀으로 수분이 빠져나간다. 또한 직장 스트레스로 인해 수분 배출이 촉진되기도 한다.

▽물이 병을 고친다=혈액의 점도(粘度)가 높아 지나치게 끈적거리면 혈액의 흐름이 느려지고 혈관벽에 이물질이 쌓이기 쉽다. 노인들은 이로 인해 뇌중풍이 발생할 가능성도 적지 않은 데 이는 매일 자기 전에 물을 한 컵 정도 마시면 예방이 가능하다. 물은 또 소화기능을 좋게 해 준다. 나이가 들수록 장의 운동기능이 떨어져 복부팽만감, 변비, 대장암 등 각종 질병이 발생하는데 물을 많이 마시면 장운동이 활발해져 변비해소 등 효과를 볼 수 있다. 물을 많이 마시면 방광도 건강해지며 요로결석일 경우 결석 배출이 쉬워지며 재발도 막을 수 있다.

목구멍 점막이 건조하면 감기 바이러스가 활동하기 쉬워 재채기나 기침을 하게 된다. 이 경우 물을 충분히 섭취하게 되면 점막에 수분이 공급돼 감기 저항력을 길러준다. 이 밖에 물을 많이 마시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심근경색도 막을 수 있다.

▽물 마시는 요령 따로 있다=하루 2l(8컵 정도)의 물을 천천히, 자주, 조금씩 마시는 게 가장 좋다. 물을 급히 마시면 식욕이 떨어지고 위가 늘어져 소화불량과 더부룩한 증세를 보일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아침에 일어나서 1컵, 매번 밥먹기 30분 이전에 1컵, 밤에 1컵을 마시고 그 밖의 시간에는 30분마다 4분의 1컵 정도를 마시는 게 좋다. 1컵을 기준으로 했을 때 3분동안 천천히 나눠서 물을 마시는 게 좋다.

식사 도중 물을 지나치게 많이 마시는 것은 피해야 한다. 위액이 묽어져서 소화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식사 전 30분에서부터 식사 뒤 1시간 사이에는 물을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물은 차가울 수록 좋다는 주장도 있다. 물 분자는 온도가 내려갈수록 6각형의 고리모양인 ‘육각수’가 되는 데 육각수일수록 DNA, RNA 등 생체분자들과 잘 어울리는 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술 마실 때 물을 많이 먹으면 알코올이 희석돼 몸 속으로 흡수되는 알코올이 줄어들며 동시에 오줌을 통해 알코올이 배출돼 간의 부담이 줄어든다. (도움말=연세대 의대 가정의학과 이혜리교수)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물에 대한 오해 몇가지▼

음식은 바로 알고 먹을 때 효과가 좋은 법. 물도 마찬가지다.

깨끗한 물이 당연히 몸에 좋다. 깨끗한 물이란 세균이나 무기 이온 등이 들어있지 않은 물을 말한다. 이 기준으로 봤을 때 수돗물은 겉보기에 투명해도 깨끗한 물이 아니다. 주로 순수 증류수나 여과된 물 등이 깨끗한 물로 분류되며 우리가 흔히 보리차 등을 넣어 끓인 물도 수돗물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깨끗한 물에 속한다. 이 밖에 물에 대한 몇가지 오해를 소개한다.

▽모든 약수는 몸에 좋다?=우리가 물을 마시는 가장 큰 목적은 몸에 필요한 수분을 보충하는 것. 따라서 물에서 영양소를 얻겠다는 생각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 실제 약수에는 각종 이온들이 들어 있지만 몸에 필요하지 않은 성분이 대부분이며 오히려 대기중에 노출돼 있어 여러 세균이 발견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경우 약수는 오히려 몸에 좋지 않은 물이 될 수도 있다.

▽운동 중 물을 마시면 좋지않다?=운동하는 도중에 물을 마시면 흡수가 빨리 돼 살이 찌거나 일시적 호흡곤란 등 부작용을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잘못된 상식. 오히려 운동하는 도중 물을 마시지 않고 땀을 많이 뺐을 때 탈수 현상을 부를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중간중간에 수분을 보충해 줘야 한다.

▽물을 마시면 붓고 살이 찐다?=손이나 발, 눈꺼풀 등이 붓는 것은 수분이 한 곳으로 몰려 축적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 이를 막기 위해서는 물을 많이 마셔 신장기능을 원활하게 해 줘야 한다. 즉 물을 많이 마셔 신장의 이뇨기능을 촉진시켜 몰려 있는 수분을 배출하는 것.

▽이온음료(스포츠드링크)는 빨리 흡수된다?=간혹 목이 마르거나 땀을 흘렸을 때 이온음료를 마시면 일반 물보다 빨리 흡수되기 때문에 갈증을 해소해 준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지만 격렬한 운동을 하지 않았을 경우 이온음료는 일반 물과 흡수 속도에 별반 차이가 없으며 격한 운동을 했을 경우라도 수분의 흡수시간이 빠른 것은 아니며 염분 등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 주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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