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건강특집]입에서 알리는 ‘질병 경보’ 주의하세요

  • 입력 2002년 9월 16일 17시 51분


입냄새 여부 자가 진단법. 혀에 설태가 끼어 있는지 확인해본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입냄새 여부 자가 진단법. 혀에 설태가 끼어 있는지 확인해본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입은 ‘질병 경보기’로 알려져 있다. 소화기 질환이나 당뇨병, 폐암 등에 걸렸을 때 입에서 냄새가 나고 류머티즘 환자는 입안이 바싹 마르는 증세가 나는 등 다른 질병의 신호가 많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입에서 조금만 냄새가 나든지 입에 침이 부족하면 큰 병이 아닐까 걱정하는 사람이 많지만 대부분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입 만의 병’이다. 입에서 나타나는 각종 증세와 원인, 대처법을 소개한다.

▽입냄새〓대부분은 입안에 있는 공기를 싫어하는 ‘혐기성 세균’이 음식물 찌꺼기를 분해할 때 생기는 황화합물 때문에 생긴다. 혐기성 세균은 혀 안 깊숙한 곳이나 혀이끼, 뺨에 많다.

치주염이 심할수록 입냄새가 심해지는데 대부분 스케일링만 받아도 냄새가 사라지지만 잇몸이 많이 상한 경우에는 잇몸을 찢고 고름을 짜내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사랑니를 뽑는 것도 입냄새 예방에 좋다.

평소 양치질 할 때 혀 안쪽과 뺨을 꼼꼼히 닦고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를 많이 먹어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토마토주스의 아놀린이라는 성분은 황화학물 분자를 깨뜨려 입냄새를 방지한다.

아래에서 설명할 입마름증(구강건조증)도 입냄새의 원인이다.

손으로 입과 코를 막은 다음 입을 다물고 콧바람을 불었을 때 심한 냄새가 나면 축농증이나 간질환, 당뇨병, 폐암, 콩팥질환 등 속병일 가능성이 크다. 이때에는 병원에서 원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입안이 헐면〓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 알레르기, 면역계 이상 등에 과로와 스트레스가 더해져 생기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번 발병하면 2주 이상 증세가 가는데 비타민 제제와 채소 과일을 듬뿍 먹으면서 푹 쉬면 대부분 서서히 낫는다. 통증이 심한 경우 진통소염제, 스테로이드제제를 먹거나 이들 약물이 함유된 연고를 입 안에 발라야 한다. 증세가 더 심하면 국소마취제가 함유된 구강세척액으로 입안을 헹궈야 한다.

입안 한쪽이 하얀 선으로 굳어 있는 경우엔 대부분 뺨을 씹었기 때문이지만 입안 점막이 하얀 그물처럼 보이면 초기 구강암일 수도 있으므로 검사를 받도록 한다.

구강암은 40대 이후에 잘 생기는데 헌 부위는 경미한 자극에도 피가 잘 흐른다. 입안 점막이 두꺼워지거나 혹처럼 만져질 수도 있으며 목에 혹이 만져질 때도 있다. 구강암은 흡연이 가장 큰 원인이며 잘 맞지 않는 틀니도 원인이다.

▽입안이 바싹바싹 마르면〓중년 이후의 여성에게 잘 생기며 특히 류머티즘 환자에게 증세가 잘 나타난다. 스트레스나 과로가 누적되면 침샘의 활동이 저하되고 입이 마를 수 있다. 노화로 침샘기능이 약해지거나 특정한 약물을 복용한 경우 또는 머리쪽에 방사선 치료를 받았을 때에도 입마름증이 생긴다.

입마름증은 대부분 약물요법으로 치료한다. 물과 과일주스를 자주 마시고 무설탕껌, 레몬향 음료, 인공타액, 구연산 첨가 양치용액 등을 이용해도 증세 완화에 도움이 된다.

▽설태가 끼면〓온몸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증거. 과로나 스트레스로 침이 줄어들 때 많이 끼고 소화기질환, 당뇨병, 비타민결핍증 등이 있거나 항생제를 오래 복용할 때에도 잘 낀다. 우선 충분히 영양을 섭취하면서 푹 쉬고, 그래도 낫지 않으면 병원을 찾도록 한다.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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