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건강특집]임신부 치아관리 어떻게

  • 입력 2002년 9월 16일 17시 31분


임신 전 치과를 찾아 각종 검사를 받고 구강위생에 신경써야 한다. 권주훈 기자
임신 전 치과를 찾아 각종 검사를 받고 구강위생에 신경써야 한다. 권주훈 기자
▼칫솔질-치실 “잇몸질환 꼼짝마”▼

‘아이 하나에 치아 하나 잃는다?’

임신은 여성의 몸에 가장 큰 변화다. 임신을 하면 달라지는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지만 그 중에서도 치아나 잇몸에 병이 생겨 고생하는 여성은 결코 적지 않다.

그러나 이는 임신 전과 임신 중에 관리를 잘하면 충분히 예방이 가능한 일. 사소한 주의로 예방할 수 있는 일을 등한시 했다가는 자신의 건강뿐 아니라 태어날 아기의 건강까지 해칠 수 있다.

▽임신 중 치아 질환과 치료〓임신을 하면 호르몬 분비의 변화로 적은 양의 플라크나 치석이 쌓여도 염증이 잘 생긴다. 대개 임신 2, 3개월에 잇몸 염증이 생겨 8개월까지 심해지다가 9개월쯤 되면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임신성 치은염이라고 하는데 건강한 잇몸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원래 염증이 있었던 부위가 더 심해지는 것이다.

서울대 치대 구강내과 고홍섭 교수는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충치, 사랑니 등은 미리 치료하고 혹시 치은염이나 치주염이 있지는 않은지 검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플라그나 치석 등 잇몸질환의 원인을 미리 제거하고 칫솔질이나 치실을 사용해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가끔은 잇몸의 한 부위가 붉게 부풀어오르며 큰 덩어리를 이루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임신성 육아종(임신성 종양)이라고 한다. 잇몸의 심한 염증 때문에 생기는 암적색의 큰 부종인데 암은 아니다. 임신 3개월에 주로 생겨 시간이 지나면 감소하지만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는다. 만약 부어오른 조직이 씹는 것을 방해할 정도로 심하면 치과를 찾아야 한다.

임신 초기에 입덧을 하게 되면 입맛이 변해서 단 것만 찾다가 충치가 생기거나 구토를 할 때 나온 위산이 치아를 부식시켜 치아가 삭기도 한다.

또 몸이 무겁고 피곤해서 치아 관리를 게을리 하는 경우도 많다.

고 교수는 “임신 중 잇몸질환이나 충치는 그 원인이 임신 때문이라기보다는 입 안이 불결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입 안을 청결하게 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잇몸질환이 있는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저체중아를 낳을 가능성이 7배 이상이라는 연구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서 예방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치료시 주의점〓임신 전 관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지만 임신을 했어도 치료를 무조건 미루면 안된다.

임신을 해서 치과에 갈 수 없다고 통증을 참다가 얼굴이 ‘퉁퉁’ 부을 정도로 증상이 심해진 다음에야 치과에 오는 사람이 많다. 언제든 응급치료는 가능하니 일단 치과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물론 임신 초기는 태아의 신체기관이 형성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치료를 하지 않는다. 그러나 임신 4∼6개월에는 웬만한 치료는 거의 받을 수 있다. 7개월 이후가 되면 다시 치료를 출산 뒤로 미루는 게 좋다.

항생제를 비롯한 약들은 태아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임의로 복용해서는 안된다.

치과에서 치료시 흔히 X선 촬영을 한다. 방사선이 태아에게 나쁜 것은 사실이나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찍으면 일상생활시 길을 걸을 때나 TV를 볼 때 노출되는 정도의 방사선과 차이가 없다. 임신부의 경우 보호장구를 2개씩 착용하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태아가 커질수록 똑바로 누워서 진료를 받기가 힘들다. 아기가 심장으로 가는 정맥을 눌러 일시적으로 실신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 자세를 바꿔가며 진료를 받는 게 좋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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