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루 8번이상 소변보면 '과민방광'

  • 입력 2002년 9월 1일 17시 35분


8월 21∼24일과 27∼30일 체코의 프라하와 독일의 하이델베르크에서는 국제비뇨부인학회(IUGA)와 국제요실금학회(ICS)가 열렸다.

한국 못지않게 유럽에도 호우 피해가 커 8월 중순경 프라하를 가로지르는 블타바강과 하이델베르크를 관통하는 네카어강도 취재차 방문하기 며칠 전에 범람했다고 한다. 학회가 열릴 무렵 하이델베르크는 물이 빠진 상태였지만 블타바 강변 곳곳은 아직도 물에 잠겨 있었다.

학회에 참석한 70여개국 의사 간호사 등 1500여명은 ‘인체의 강’인 요도가 비정상적으로 넘치는 요실금(소변찔끔증)과 과민방광 등 배뇨장애에 대해 토론했다.

이런 질환은 ‘인체의 저수지’인 방광이 수시로 ‘범람’해 환자의 생활을 망쳐놓는 고약한 질환이다.

학회에서는 대한배뇨장애및요실금학회(회장 박원희) 소속 회원 10여명이 논문을 발표했다. 학회에서 소개된 과민방광과 요실금에 대한 각국의 연구 결과를 요약 소개한다.

▽과민방광은 치료해야 할 질병〓과민방광은 오줌보가 꽉 차지도 않은 상태에서 소변이 나오는 질환. 대표적 증상은 △소변이 자주 마려운 빈뇨 △소변이 마려우면 참지 못하는 절박뇨 △이 때문에 소변을 지리는 절박요실금 등 세 가지.

이 질환이 수많은 사람을 괴롭히고 있지만 병인줄 모르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스웨덴 영국 등 5개국 조사팀이 40세 이상 남녀 1만677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6.6%가 과민방광이었다.

이 중 39%는 성생활, 35%는 수면에 지장을 받고 있는 등 65∼67%가 생활에 불편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조사대상자의 43%는 이런 병이 있는지도 몰랐다.

이 질환은 약물요법이나 소변보는 시간을 조절하는 훈련 등을 통해 고칠 수 있다.

약은 방광의 수축을 억제하는 항콜린제 약물을 주로 쓰는데 이전에는 인체의 다른 곳에도 작용해서 변비 성기능장애 눈마름증 입마름증 등 부작용이 있었지만 최근 방광에만 작용하는 약이 나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 계열의 대표적인 약물인 파마시아의 디트루시톨은 이전에 하루에 두 번 복용해야 했지만 하루 한 번 먹는 약이 효과가 동일한 것으로 보고됐다.

울산대 의대 서울아산병원 주명수 교수는 약물요법에 방광근육운동을 곁들이면 치료에 ‘시너지 효과’가 생긴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지난해 99명의 과민방광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조사한 결과 △방광훈련만 하면 50% △약물요법만 하면 58.3%가 효과를 본 반면 두 가지를 병행했을 때 69.3%에게서 증세가 개선됐다는 것.

▽복압요실금〓배에 힘이 들어가면 순간적으로 오줌보가 수축되고 요도조임근이 풀려 소변을 지리는 질환으로 주로 임신과 출산으로 요도조임근이 약해지거나 손상돼서 생긴다.

복압요실금은 주로 수술로 치료하지만 이번 학회에서는 약물로 치료된 사례들도 발표됐다.

수술은 요도에 끈을 걸어 잡아당기고 이 끈에 실을 연결해 배꼽 밖에서 묶어주는 ‘슬링수술’과 테이프를 밀어넣은 다음 이 테이프로 요도를 걸어 잡아당기고 테이프 끝은 배 안에 붙여 고정시키는 ‘테이프수술’이 있는데 이번 학회에서는 테이프수술의 다양한 방법이 소개됐다.

이전에는 테이프를 주로 질 안으로 넣었지만 환자의 상태에 따라 배, 사타구니 등으로 테이프를 넣는 방법이 시도되고 있는 것. 또 수술에 쓰이는 소재도 프롤린 소재의 합성물질, 소나 돼지의 장기 및 조직에서 추출한 생명공학 소재 등 다양하게 바뀌고 있었다.

이번 학회에서는 주사요법으로 치료하는 방법도 소개됐으며 줄기세포를 주입해서 요도조임근으로 분화시키는 동물실험이 성공했다는 논문도 발표됐다.

심한 질환에는 여전히 슬링수술이 쓰이는데 이전에는 치료하기 힘든 요실금을 효과적으로 수술하는 방법도 여러가지 선보였다.

성균관대 의대 삼성제일병원 이유식 교수는 요도에 물혹이 생긴 중증 요실금 환자를 슬링수술과 함게 요도 주위에 지방을 이식하는 방법으로 치료한 결과를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하이델베르크〓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배변장애 이렇게 극복▼

소변은 콩팥 요관 방광(오줌보)을 거쳐 요도로 배출된다. 보통 때에는 골반근육과 요도조임근이 요도를 누르고 있는데 골반근육이 방광을 순간적으로 수축하고 요도조임근이 풀리면 소변이 나오게 된다.

여성은 임신과 출산을 거치면서 골반근육이 손상돼서 각종 배뇨장애가 생기곤 한다.

이때 골반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이 요실금(소변찔끔증), 과민방광의 치료에 도움이 된다. 이 운동은 남녀의 성기능 강화에도 좋다.

골반근육운동은 항문을 오므렸다 풀어서 골반 근육을 수축했다가 이완시키는 것이다. 처음에는 5초 정도 수축했다가 10초 정도 푸는 것을 아침 저녁 각 20번씩 되풀이한다. 조금씩 수축 시간을 늘려 항문을 10초 오므렸다가 5초 정도 쉬도록 한다. 또 처음에는 누워서 하다가 나중에는 앉거나 서서 하도록 한다. 요실금의 경우 3∼6개월 지속하면 60∼70%가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운동을 할 때에 배에 힘을 주면 오히려 증세가 심해지기도 하므로 배에 힘을 뺀 상태에서 항문만 오므렸다 풀도록 한다.

일부 여성은 자연 분만을 하면 요실금이 많이 생긴다면서 제왕절개술을 받지만 출산 전부터 출산 3개월까지 골반근육운동을 제대로 하면 요실금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 밖에 과민방광 환자는 의식적으로 참아서 소변보는 간격을 조금씩 늘려야 한다. 커피 녹차 등 카페인음료, 초콜릿, 매운 음식 등은 방광을 자극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복압요실금이 있는 여성이 담배를 피우면 기침이 나와 증세가 악화되므로 금연해야 한다. 변비는 복압을 높이므로 치료해야 한다.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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