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흐르는 한자]初八日(초파일)

  • 입력 2002년 5월 16일 18시 37분


初八日(초파일)

釋-부처 석佛-부처 불 灌-물따를 관 燃-불사를 연蓮-연꽃 연 彼-저 피

釋迦牟尼(석가모니)는 梵語(범어) 사캬무니(Sakyamuni)의 音譯(음역)으로 釋迦文, 줄여서 釋迦라고도 하며 釋迦世尊(석가세존), 釋尊, 世尊이라고도 한다. 釋迦는 種族의 이름, 牟尼는 ‘聖人’(성인)이므로 ‘샤캬族 출신의 聖人’이라는 뜻이다.

이들 한자용어는 모두 中國式 표현이다. 고대 印度의 佛敎가 中國을 거쳐 우리나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佛陀 역시 Buddha(부다)의 중국식 音譯으로 ‘先覺者’, ‘깨달은 者’라는 뜻이다. 그 약칭이 ‘佛’로서 佛敎라는 명칭이 비롯되게 된다. 순수 우리말은 ‘부처’가 되겠다.

初八日은 바로 그 釋迦牟尼(석가모니)가 탄생한 날로 釋誕日(석탄일), 佛誕節(불탄절), ‘부처님 오신 날’ 등 다른 이름도 많다. 그의 탄생 연도에 대해서는 이설이 많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음력 4월 8일로 정하여 기리고 있다. 佛門(불문) 최대의 경축일이다.

자연히 전국의 사찰에서는 갖가지 성대한 의식을 거행한다. 灌佛(관불)은 아기 부처님 像(상)에 물을 붓는 것으로 그의 탄생 때 용왕이 향수로 그를 목욕시켰다는 데서 유래한다. 또 燃燈(연등)놀이는 그의 탄생을 축하하여 燈供養(등공양)을 하던 풍습에서 나온 것이다. 곧 佛前(불전)에 등을 밝힘으로써 마음을 바르게 하여 大慈大悲(대자대비)한 부처에 歸依(귀의)하려는 뜻을 담고 있다. 放生(방생)은 새, 짐승, 물고기 등을 산이나 냇가에 놓아 살려주는 것을 말한다. 殺生(살생)을 금하는 교리를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주목할 것은 연꽃의 상징성이다. 비록 더러움 속(俗世)에서 피어나지만 때묻지 않은 淸淨(청정)함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것은 또한 부처님의 마음이자 모든 衆生(중생)이 지향해야 할 바이기도 하다. 그래서 극락세계를 연꽃에 비유해 蓮邦(연방)이라 하고 阿彌陀佛(아미타불)의 淨土(정토)에 往生(왕생)하는 것을 두고 蓮胎(연태)라고 하며 부처님의 臺座(대좌)를 연꽃으로 조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이날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뜻을 헤아리는 것이다. ‘자기가 살려고 남을 해치는 것은 지옥을 만드는 일이요, 衆生을 위해 자기를 버리는 것은 安心立命(안심입명)을 얻는 길이다.’ 부처님 오신날 奉祝法語(봉축법어)의 일부다. 혼탁한 세상, 우리 모두 그 의미를 되새긴다면 彼岸(피안)이 따로 있지 않을 것이다.

鄭 錫 元 한양대 안산캠퍼스 교수·중국문화 sw478@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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