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의 마을' 美日 감동의 물결

  • 입력 2002년 2월 14일 17시 02분


요즘 미국과 일본인들에게 감동을 안겨주고 있는 e메일이 있다.

‘세계가 만약 100명의 마을이라면’이라는 메일이다. 이 메일은 전 세계 63억명의 인구를 100명으로 환산해 인종과 성별, 생활과 교육수준 등을 간결하면서도 인상깊게 설명해 주고 있다.

지난해 12월 11일 일본의 한 출판사가 이 메일을 그림책으로 펴냈다. 이 책은 출간 두 달 만인 13일 현재 116만부가 팔려 나갔다. 출판사측은 “단체로 구입해 교재로 사용하거나 선물로 주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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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명의 마을' 주요대목 발췌

이 메일을 책으로 낸 것은 일본이 처음. 메일 내용은 번역가인 이케다 가요코(池田香代子)가 손질을 했다. 그는 이 메일을 글로벌시대가 만들어낸 ‘인터넷 민화(民話)’로 명명했다.

이 메일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단순하다. 왠지 자신은 다른 사람보다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손해를 보며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만족과 행복감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이 메일을 받은 사람들은 자진해서 이를 친구나 친지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나는 스스로 무능력자라고 비하하며 살아왔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도 행복한 사람에 낀다는 것을 알게 됐다.”“작은 일에 불평해서는 안되겠다.”“세상에는 더 큰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긍정적으로 살아가자.” 이 책을 읽은 일본사람들의 감상이다.

이 메일은 미국의 여성 환경학자 도넬라 메도즈 박사(2001년 2월 사망)가 90년 5월에 처음 쓴 것으로 밝혀졌다. 로마클럽 회원인 그는 환경문제의 고전인 ‘성장의 한계’의 저자로 유명하다. 그러나 그가 쓴 것은 ‘100명의 마을’이 아니라 ‘1000명의 마을’이었다. 이것이 어느 사이엔가 ‘100명의 마을’로 바뀌면서 내용이 첨삭됐다.

2001년 4월 세계은행에 근무한 적이 있던 나카노 히로미(中野裕弓)는 독일인 친구로부터 이 메일을 받고 감명을 받아 일본어로 번역해 인터넷에 띄우게 됐다.

도쿄〓심규선특파원 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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