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기 국보급 회화명작 日유출 ‘소상팔경도' 귀국

  • 입력 2001년 9월 10일 18시 11분


일본에 유출됐던 조선시대 16세기의 국보급 회화 명품 ‘소상팔경도(瀟湘八景圖)’가 고국으로 돌아온다.

일본 고베(神戶)에 살고 있는 재일동포 사업가 김용두(金龍斗·77) 덴리(天理)개발 회장은 최근 일본에서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를 만나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이 ‘소상팔경도’를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하기로 합의했다.

소상팔경도

‘소상팔경도’는 중국 후난(湖南)성의 샤오수이(瀟水)강과 샹장(湘江)강이 만나는 둥팅(洞庭)호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을 8폭에 나누어 담은 그림으로 조선시대 대표적 회화 장르의 하나.

종이에 수묵으로 그려진 이 그림의 작자가 누구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산시청람’(山市晴嵐·봄철의 아침 나절 풍경) , ‘연사모종’(煙寺暮鐘·안개에 싸여 저녁 종소리 울리는 산사의 풍경), ‘강천모설’(江天暮雪·겨울 저녁 눈 내리는 강과 하늘 풍경) 등 91×47.7㎝ 크기의 그림8폭으로 구성돼 있는 이작품은 명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작품을 감정한 전문가들은 “먹의 농담(濃淡)에 계절의 변화가 잘 표현됐고 구도 역시 뛰어난 국내 최고 수준의 ‘소상팔경도’”라고 평가했다. 현재는 족자로 되어 있으나 원래는 병풍이었다. 시가 50억원을 호가하는 이그림은 국공립박물관 기증 단일 문화재 중 가격면에서 최고 수준이다. 현재 국내엔 안견(安堅)이 그린 것으로 전해지는 ‘소상팔경도’가 있지만 이그림이 작품성이나 크기면에서 훨씬 더 뛰어난 대작이다.

기증자 김용두씨

중앙박물관은 11월 중 이 작품을 국내에 들여온 뒤 김 회장의 뜻에 따라 그의 고향인 경남 사천 인근의 국립진주박물관에 전시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8세 때 아버지와 함께 일본으로 건너간 뒤 철공장 사업으로 크게 성공했다. 그는 일본 내의 대표적인 한국 문화재 수집가로 지금까지 1000여 점을 수집해 1997년과 지난해 170여 점을 중앙박물관에 기증한 바 있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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