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찌꺼기 사료 광우병 원인여부 논란

  • 입력 2001년 2월 5일 18시 41분


음식물찌꺼기로 만든 사료를 한우가 먹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음식물찌꺼기 사료가 유해한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학계에서는 “소가 음식물찌꺼기를 먹는다고 해서 광우병에 걸릴 확률은 거의 없으며 또 나중에 사람이 이 소의 고기를 먹어도 변형 크로이츠펠트 야코브병(vCJD)에 걸릴 리는 없다”고 말한다.

이른바 광우병(학술명은 ‘소 스펀지모양 뇌질환’·BSE)은 단순히 소에게 동물사료를 먹여서가 아니라 똑같은 증세의 병으로 숨진 양과 소 등의 고기를 먹여서 생긴 것이다. 1980년대 영국의 축산농들이 ‘스크래피’에 걸려 몰사한 양의 뼈와 근육 뇌 등을 갈아서 동물사료로 쓰면서 광우병이 생겼으며 이것이 사람으로 옮긴 것이 vCJD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상윤(金相鈗)교수는 “사람이 먹어서 아무 탈이 없는 음식물의 찌꺼기엔 변형 프리온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것을 먹은 소를 먹는다고 vCJD가 생긴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모든 양에 있는 프리온이 똑같이 광우병이나 vCJD를 일으키지도 않는다. 유대인은 양고기를 먹지만 리비아계 유대인은 vCJD에 걸릴 확률이 다른 지역 출신의 30배인데 비해 타지역 유대인은 다른 민족과 별 차이가 없었다.

그렇다면 광우병에서 안전하다고 알려진 미국에선 왜 동물사료 사용을 전면금지시켰을까.

김교수는 “프리온질환은 사슴 양 밍크 등 수많은 동물에게서 생길 수 있는데다 사료로 쓰인 동물의 감염 여부를 아무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최강원(崔康元)교수는 “지금은 근거가 약한 불안감에 휩싸이기보다 영국의 동물사료가 제3국을 통해 국내에 유입되지 않았는지에 더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 와중에서 농림부는 1월30일 중앙가축방역협의회 회의를 열고 음식물찌꺼기 사용을 금지시키기로 결의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했던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김옥경(金玉經)원장은 “일부 전문가가 미국의 동물사료 사용 금지 사례를 들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음식물찌꺼기도 금지시키자는 주장을 펼쳤고 음식물 찌꺼기의 경우 굳이 프리온질환이 아니더라도 식물사료보다 변질 위험이 크므로 금지시키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환경론자들은 기본적으로 초식동물인 소에게 육식을 하도록 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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