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계 발굴비리 본격 공방

  • 입력 2000년 12월 12일 18시 52분


고고학 발굴에 참여했던 교수와 대학원생 간에 발굴비 지급을 둘러싼 공방이 인터넷을 통해 공개되면서 국내에도 ‘발굴 비리’ 문제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고고학계에는 불투명한 발굴비 집행과 관련해 종종 ‘잡음’이 흘러나오긴 했으나 공론화된 것은 드믄 일이다.

시비가 벌어지고 있는 곳은 부산 신라대. 이 대학 안춘배교수(고고학)의 발굴에 참여했던 사학과 대학원생 탁금란씨가 지난 6월 ‘안교수가 발굴비를 착복했다’는 진정서를 학교 당국에 제출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탁씨는 최근 한국고고학회 홈페이지에 ‘교수는 고고사업가? 더 이상 제자는 없다’라는 글을 올리면서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탁씨는 진정서에서 1997∼2000년 경남 산청 소남리의 남강댐수몰지구 발굴, 창원 극동방송국 사옥부지 시굴조사 등에 참여했으나 △안교수가 발굴 단원에게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고 △안교수가 발굴장에서 폭언을 하는 등 인간적인 모독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탁씨는 부산 북부지방노동사무소에 이같은 사실을 진정했고, 노동사무소는 “안교수는 탁씨에게 미지급 발굴 수당 273만원을 지급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노동사무소측이 안교수가 발굴비를 미지급한 것에 대해 일단 인정을 한 것.

그러나 97년부터 99년까지 발굴 수당을 전혀 받지 않았다는 탁씨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안교수는 이 기간 동안 매월 100만원 내외의 발굴수당을 탁씨에게 무통장입금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노동사무소에서 문제를 삼은 미지급 발굴수당은 1999년 이후의 것이다. 안교수는 지난 10월 273만원을 탁씨에 지급했다.

신라대측은 “지난 6월 진상조사를 해본 결과 발굴참여 학생에 대한 인격 모독이 사실로 인정되어 안교수의 박물관장 보직 해임과 3개월간 직위해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안교수는 “인간적인 모독을 했다는 대목은 탁양이 발굴 현장에서 실수했을 때 혼내는 의미로 했던 말”이라고 설명했다. 안교수는 자신의 입장을 담은 반박문을 고고학회 홈페이지에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고고학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발굴 비리 문제를 종결시키는 계기로 삼아 투명한 발굴 관행을 정착시켜야 한다”는 자성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바로잡습니다]

△고고학계 발굴 비리 공방 기사의 안춘배교수가 발굴단원에게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 는 여비를 지급하지 않았다 입니다. 탁금란씨가 97년부터 99년까지 전혀 수당을 받지 못했다는 탁금란씨의 주장… 은 6개월간의 수당을 받지못했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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