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신도시 고교평준화 논란현장]안양권 4개시군

  • 입력 2000년 10월 20일 19시 00분


안양, 과천, 의왕, 군포 등 4개시로 이뤄진 안양권역도 수도권의 다른 비평준화 지역과 마찬가지로 학생과 학부모들이 고교입시 열풍을 앓아 왔다. 이 지역 명문고인 안양고, 과천고, 평촌고에 진학하기 위한 자녀들의 밤늦은 귀가와 등허리가 휘는 사교육비 부담으로 학부모들은 평준화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곳도 학군배정과 학생배정 방법이 논란거리다.

▽찬반 논란〓과천고 김종표 교사는 “4개시에 걸쳐 있고 안양, 군포 두 개의 교육청이 나뉘어 있는 특수상황에서 통합 평준화하는 것은 통학불편 등이 뒤따라 무리”라고 전제한 뒤 “교육의 하향 평준화와 또다른 과열경쟁을 부추길 수 있다”며 평준화에 반대입장을 보였다. 반면 군포시에 거주하는 학부모 이상임씨는 “평준화 도입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지역별 학부모들의 이해관계가 조금씩 다르지만 비평준화를 없애기 위해서는 차선책을 받아들이는 현명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군 조정〓평준화를 전제로 두 가지 안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4개 시를 한 학군으로 묶는 단일학군제와 군포, 안양만안, 안양동안―의왕, 과천 등 4개로 나누는 4개 학군제가 그 것.

한국교육개발원 측은 우선 단일학군제를 시행해 소위 명문고가 사라지고 학교간 평준화가 이뤄지면 행정단위별로 학군을 나눌 수 있다는 안을 제시했다. 반면 ‘안양 군포 새교육 공동체’와 전교조는 지리 교통여건 학생수급 전망 등을 고려해볼 때 4개 학군제가 타당하다고 주장한다. 안양 과천 학부모들은 군포 의왕과 통합하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 명문고가 안양과 과천에 있기 때문이다. 군포 의왕 쪽은 당연히 단일학군제를 원하고 있다.

▽학생 배정〓한국교육개발원 측이 제시한 안은 수원과 성남구시가지처럼 ‘선지원 후추첨’과 근거리 배정방식. 1, 2, 3지망을 지원해 이 중 50%를 1지망에서 선발하고 나머지는 2, 3지망으로 충원하는 방법이다. 전교조 고교입시 평준화추진위원장 이성씨(38)는 “수원 성남식의 학생배정 방식은 우수학생들이 결국 명문고로 몰리게 돼 평준화해도 의미가 없다”며 “현행 학급배정 방식처럼 우수학생이 각 학교에 고르게 분포할 수 있는 ‘ㄹ’자 방식으로 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도시 고교평준화제도 개선 전망〓한국교육개발원은 이번 4차례의 공청회를 통해 수렴한 의견을 반영한 최종 보고서를 다음달 말까지 경기도교육청에 제출한다. 경기도교육청은 이 자료를 토대로 새 대입제도가 시행되는 2002년부터 평준화를 도입하기 위해 늦어도 내년 2월까지는 결정을 내릴 계획이다. 평준화가 결정되면 현재 중학교 2학년부터 적용받는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설문결과가 보여주듯이 평준화 도입이 유력하지만 구체적인 방법 결정에 어려움이 있고,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아 최종 결과는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안양〓남경현기자>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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