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내 아이 리더로 키우기 '키스톤 리더십 센터'

  • 입력 2000년 10월 16일 18시 34분


아시아 유럽의 26개국 정상이 서울에 모인다. 20일 개막되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30년 후, 우리 아이가 그 자리에 선다면 얼마나 좋을까. 국가의 정상은 아니더라도 한 조직의 리더가 되어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도록 키우는 방법은?

◇하루씩 팀장…성취감 느껴

9일 경기 분당신도시 서현동에 자리잡은 키스톤 리더십 트레이닝센터. 초등학교 1, 2학년 어린이들의 ‘간디반’이다.

“오늘 팀장은 누구지?”

“시은이요.”

“그래 시은이구나. 시은아, 오늘 팀 이름은 뭐야?”

최현아교사의 말에 시은이는 친구들과 머리를 맞댔다. ‘몽키’ ‘외계인’ ‘꽃무늬 팬티’ ‘디지몽’ 등 다양한 제안이 나온 끝에 시은이는 “디지몽이요”하고 결정했다. “요즘 인기잖아. 또 ‘몽’자가 들었으니까(‘몽키’와도 겹친다는 뜻)”라는 설명을 붙이면서.

이처럼 하루씩 돌아가면서 팀장을 맡기는 것은 리더의 역할이 즐거운 경험이라는 것을 알게 하고 이를 통해 성취감을 느끼게 하려는 의도에서다.

◇성공체험 통해 자존심 회복

“모든 아이들은 나름대로의 재능과 리더십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그러나 부모와 학교 사회 의 잘못된 ‘환경’에 의해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뿐이죠.”

키스톤 리더십 트레이닝센터의 양승길소장은 이 곳에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자존심을 북돋워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 잘하고 있는 것을 찾아보고 더 잘하게 이끄는 ‘성공 경험’을 통해 자신감을 갖고, 능력을 키우고,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술을 익히게 해준다.

“그런데 학교에서나 가정에서는 잘하는 것보다 못하는 것에 대한 지적을 많이 받습니다. ‘실패 경험’을 더 많이 하게 되면 자신감을 잃을 수밖에 없지요.”

초등학교 1학년인 재혁이는 수업시간에 앉아있지를 못할 정도로 산만했던 아이. 이 때문에 학교에서는 ‘열외’로 분류되기도 했다.

“자기 일을 스스로 한다는 건 꿈도 못 꾸었는데 이 센터에 보낸 지 석달만에 이젠 아침에 혼자 일어나서 스스로 공부를 해요.”

어머니 임영민씨(34·경기 성남시 분당구 효자촌)는 “재혁이가 이곳에서 자존심을 회복하고, 왜 스스로 해야되는지를 알고, 또 기회를 얻게 되면서 정말 달라졌다”며 놀라워했다.

◇재능 믿고 자기표현 격려를

이 센터가 분당에 자리잡은 것은 6개월 전. 롯데 신세계 등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어린이 리더십을 강의한 것은 96년부터다. 매월 초에 새로운 과정을 시작하는데 유치반과 초등학교 저학년반, 고학년반이 있다. 월3회 ‘간디반’이 12만원, 월2회 ‘세종대왕반’이 8만원. 아셈이 끝난 뒤인 다음달에는 ‘세계화 과정’을 신설해 한 나라를 집중 탐구하고 ‘내가 대통령이라면 이 나라의 문제를 이렇게 해결하겠다’는 발표회를 갖는다. 첫 탐구대상은 시드니올림픽을 개최한 호주.

양소장은 그러나 “반장선거가 있기 전이면 아이를 반장으로 만들 수 있느냐는 문의 때문에 전화통에 불이 난다”며 “자기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 수 있다면 학급의 반장이 아니라도 스스로 정상(頂上)이 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굳이 돈을 내고 가르쳐야만 리더십이 길러지는 것은 아니다. 이 센터는 엄마가 아이의 리더십을 길러주는 방법으로 다음의 세 가지를 강조했다.

①아이의 재능과 가능성을 믿어준다. 이는 위인들의 부모의 공통점.

②옳은 것과 그른 것을 명확히 한다. 그래야 아이가 가치관에 혼돈을 느끼지 않는다.

③엄마와 대화를 잘하고 관계가 원만하면 교우관계도 그렇게 된다. 자기표현을 잘할 수 있도록 격려해준다. 031―704―1885

<김순덕기자>yu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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