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제례, '세계무형문화재 10걸'에 손색없다

  • 입력 2000년 6월 27일 18시 55분


세계에 내놓아 손색이 없는 우리의 무형문화재는 무엇일까.

유네스코가 2년에 한번씩 세계 각국의 무형문화재(인류 구전무형문화유산) 걸작 10걸을 선정해 시상할 계획이다. 그 첫 번째 선정은 2001년. 올해 말까지 각국의 신청을 받아 내년 5월 발표한다.

한국은 전통 민속 공연 음악 공예 등을 국가문화재로 지정해 보존하고 있는 몇 안되는 나라. 그렇기에 한국으로선 자존심 걸린 한 판이 아닐 수 없다.

전문가들로부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은 영산 줄다리기와 종묘제례.

영산 줄다리기는 경남 창녕군 영산면에서 전승되어오는 전통 줄다리기. 지름 1m, 길이 50m의 줄을 사용해 수백명이 참가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줄다리기다. 이소라 문화재전문위원(민속음악)은 “장중한 규모가 돋보이고 원형이 잘 전승되고 있어 세계의 무형문화재가 되기에 손색이 없다”고 말한다.

다음은 종묘제례와 종묘제례악. 조선시대 왕가의 신위를 모신 종묘에서 제를 올리는 행사인 종묘제례는 조선시대의 기악 연주와 노래 춤이 어우러진 종합 예술. 장철수 한국정신문화연구원교수(민속학)는 “조상에 제를 올리는 전통 음악과 공연으로는 종묘제례가 세계에서 유일한 것이다. 같은 유교국가인 중국에도 없다. 그 엄숙한 분위기와 웅장한 규모 역시 매력적이다. 종묘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된 것도 이같은 소프트웨어가 있기에 가능했다”고 평가한다.

후보로 거론된 종목의 특징은 모두 민속 공연 계통이라는 점. 국립문화재연구소의 임장혁 학예연구관(민속학)은 “승무나 살풀이 같은 전통 무용이나 음악은 곤란하다. 유럽 등에도 경쟁 종목이 많기 때문이다. 공예의 경우도 유럽 장인들이 있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우리의 전통과 특성이 잘살아 있으면서도 외국과 차별되는 종목이어야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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