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해외동포학자 통일회의]3명 기조 발제-요지

  • 입력 1999년 10월 26일 20시 58분


▼"상대방체제 인정…실용적 협력관게 구축 절실"▼

최근 남북 간에는 금강산관광사업과 서해공단조성 등 협력이 확대되는 반면 서해교전이라는 무력충돌의 양상도 나타났다.

남북관계는 새로운 가능성과 더불어 민족의 장래에 대한 불안한 그림자가 혼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새 천년에 추구해야 할 첫번째 원칙은 평화다. 서로의 체제와 존재를 인정, 분단을 수용함으로써 평화와 민족통합을 가능케 한다는 ‘구동존이(求同存異)’의 입장에서 통일문제를 생각해야 한다. 이를 위한 남북의 공통과제는 상호 간 신뢰회복 및 구축이다.

두번째는 실용주의적 협력관계의 구축이다. 남북이 명분주의를 버리고 실용주의적 접근자세를 취한다면 남의 자본과 기술, 북측의 인력과 자원이 결합하는 통합적 경제권역을 이뤄나가 궁극적으로 ‘한민족경제공동체’ 형성이 가능할 것이다.

셋째, 통일문제를 풀어가는 데 ‘남북중심’의 접근방법이 필요하다. 한반도 평화체제와 통일문제는 관련국의 보장이 필요하지만 이를 지나치게 강조하면 남북통합에 부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남북당국 간 대화는 오히려 위축되고 있다. 앞으로 ‘남북중심’으로 통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드시 대화창구를 제도화, 상설화해야 한다.

백영철<남한대표단장·건국대교수>

▼"자주성 기초한 민족통합 세계적 추세에 동참을"▼

천년만에 한번 있는 새 역사의 날을 맞아 마냥 즐거울 수만 없는 것이 우리 민족이다. 바로 분열의 상처를 그대로 안고 새 세기를 맞이해야 하는 고통과 슬픔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보면 자주성에 기초한 화합과 통합이 하나의 추세다. 유럽에서의 ‘유로’ 단일화폐 통용, 아시아에서 홍콩 및 마카오의 중국 귀속, 동남아시아와 중남아메리카에서의 지역적통합체 건설 움직임 등은 그 대표적 실례들이다.

적대적이던 나라와 민족들도 화해하고 통합의 발걸음을 재촉하는데 단일민족인 우리 겨레가 아직도 통일은 고사하고 민족의 단합마저 이룩하지 못하는 것은 안타깝고 가슴아픈 일이다.

유구한 역사로 보나 민족성과 재능으로 보나 세계에 자랑스러운 우리 민족이 20세기 중엽에 강요된 분열의 멍에를 21세기가 박두한 오늘까지 벗어버리지 못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올해 조국통일운동 분야에서는 8·15를 계기로 북과 남, 해외 등 3자(者)가 모여 전민족적 축제로 통일대축전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북남노동자’들이 평양에 모여 통일축구, 통일농구를 하는 등 전례없는 전진을 이룩했다. 이렇게 힘을 합쳐 노력한다면 조국통일의 새 아침을 반드시 앞당길 수 있으리라고 확신한다.

원동연<북한대표단장·사회정치학회 부회장>

▼"휴전체제의 평화체제 전환에 함께 노력해야"▼

20세기 후반을 지배한 냉전적 구조가 사라지고 있는데 유독 우리 땅 위에는 냉전의 짙은 그림자가 아직도 걷히지 않고 있다. 넘어야 할 장애물은 여전히 많다.

반세기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우리의 휴전 또는 정전상태는 전쟁이 없는 상태라는 ‘소극적’ 평화개념으로서도, 상호협력과 통합이 만족할 만하게 이루어진 ‘적극적’인 평화개념으로서도 설명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전쟁도 평화도 아닌 상황 속에서 우리는 이미 반세기를 보냈다.

비정상적인 오늘의 상황을 하루 빨리 평화적 상태로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남북이 함께 휴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시키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물론 ‘7·4’ 공동성명이나 남북기본합의서와 같이 남북이 함께 기울였던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불행하게도 사문화(死文化)되고 있다. 다가오는 세기만큼은 통일로 연결되도록 남북은 여러 차원에서, 또 여러 방식으로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21세기에 우리가 추구해야 할 최고의 가치를 단 한마디로 표현하라고 한다면 ‘아름다움’이라고 규정하고 싶다. 통일된 아름다운 나라의 건설이라는 이상을 항상 잊지 않을 수 있도록 구체적인 평화와 통일정책이 대안으로 강구돼야 한다.

송두율<해외대표·독일뮌스터대교수>

▼참석자 명단▼

▽남측 △백영철(白榮哲·한국통일포럼회장·건국대교수) △권만학(權萬學·〃사무국장·경희대교수) △김기정(金基正·연세대교수) △김선우(金善祐·남북어린이 어깨동무 이사) △김순권(金順權·경북대교수) △김승정(金昇政·SK상사사장) △김재홍(金在洪·동아일보논설위원) △남궁영(南宮영·한국외국어대교수) △문정인(文正仁·연세대교수) △박건영(朴健榮·가톨릭대교수) △박명림(朴明林·하버드옌칭연구소 연구교수) △박호성(朴虎聲·서강대교수) △서동만(徐東晩·외교안보연구원교수) △심지연(沈之淵·경남대교수) △오기평(吳淇坪·서강대교수) △이서항(李瑞恒·외교안보연구원교수) △이해성(李海成·MBC북한통일부장) △최대석(崔大錫·동국대교수) △하영선(河英善·서울대교수) △함택영(咸澤英·경남대교수)

▽북측△원동연(사회정치학회 부회장) △김경남(통일문제연구소 부소장) △조성발(조선철학학회 부회장) △전영남(김일성종합대 교수) △홍광일(〃) △최인득(김형직사범대 강좌장) △서철원(〃교수) △김만길(조국통일연구원 책임연구사) △량운봉(사회과학원 연구사) △김관기(〃)

▽해외 △송두율(宋斗律·독일뮌스터대 교수) △고병철(高秉喆

·미국일리노이대 교수) △강희웅(姜希雄·미국하와이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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