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器 스트라디바리와 과르네르 음색 비교음반 눈길

  • 입력 1999년 6월 6일 18시 15분


“스트라디바리는 처녀같고 과르네리는 부인 같다고들 하죠. 스트라디바리가 여성적이라면 과르네리는 선이 굵다고 할까….”(김영준 서울시립교향악단 악장)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1644∼1737)와 주세페 과르네리(1698∼1744). 현악기의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악기제조의 명장(名匠)들이다.

주세페는 상표에 십자가 표시를 해 ‘과르네리 델 게수’(예수의 과르네리)로 불린다. 그러나 일반인으로서는 두 악기의 차이점을 알기 쉽지 않았다.

최근 두 악기의 개성을 비교하는 CD가 등장해 현악팬의 궁금증을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악기판매업체 바인 앤 푸쉬가 내놓은 ‘기적의 장인(匠人)들’.

과르네리의 바이올린 8대와 스트라디바리의 바이올린 7대를 같은 공간에서 같은 바이올리니스트(엘마 올리베이라)가 연주했다.

음반으로 듣는 15대의 바이올린은 각각 미묘한 개성을 보인다. 과르네리의 1737년작 ‘조세프 왕’은 5년뒤의 ‘비에니아프스키’에 비해 음색이 또렷한 반면 울림은 작다. 스트라디바리의 1723년 작 ‘키제베터’는 4년 뒤의 ‘뒤퐁’에 비해 앳된 소리를 들려준다.

두사람의 바이올린은 보통 10만불(약 1억2천만원), 최고 8백만불(약 96억원)을 호가한다. 두사람의 사망후 제작비법이 전수되지 않았기 때문. 최근까지 악기에 칠하는 와니스(도료)에 비법이 있는 것으로 여겨졌지만 성분분석결과는 특이한 점이 없었다.

음향학자 성굉모(서울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음향을 체크하는 작업과정에 남다른 점이 있었던 것 같다”며 “현대 음향분석 기법을 이용, 옛 명기와 거의 비슷한 소리를 내는 바이올린을 재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CD수입 월간 스트라드(02―543―5331).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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